상단영역

본문영역

  • 기자명 김지후 기자 / 현슬기·지강원 수습기자
  • 입력 2015.11.30 11:40

들어봐 네 얘기야

A, B, C, D, E,‘F’

심장을 부여잡고 들어온 인제정보시스템 오늘은 바로 성적 뜨는 날!
서버 폭주로 느릿느릿하게 띄워지는 창, 지금 이 순간 내 마음은 누구보다 빠르게 뛰고 있다. 드디어 띄워진 창 어 그런데 잠깐, 내 눈에 보이는 저건 설마... F인가? 이거 뭐지? 내가 왜? 이번에는 시험도 다 쳤는데, 과제도 꼬박꼬박 했는데. 아, 자체휴강이 많았구나.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F구나. 고개를 떨어뜨린 채 이어폰을 집어 든다. 그 때, 나의 뮤직 플레이어에서 흘러나오는 노래.
♬♪우효의 <안녕> - ‘어느새 Goodbye 넌 멀어져가 내 마음만 아파 Goodbye 원하지 않아 이젠 원하지 않아’ 이제 내 성적표에 등장하지 말아줘. 원하지 않아. 안녕, F.

♬♪우효의 <안녕>

통학버스는 떠났고…

상쾌한 기분으로 맞이한 아침! 오늘은 왠지 피곤하지도 않군 과제도 다 했고! 오늘 학교 가서 점심은 뭐 먹지? 공강 시간에는 뭘 하지? 오늘 뭔가 운이 좋을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아니 근데 내 눈앞에 보이는 저 버스... 저 익숙한 뒷모습... 통학버스 인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인데 저기, 가지마! 잠시만! 나 좀 기다려 줄 수는 없겠니? 나 아직 안탔는데... 침울함을 견디고 주섬주섬 이어폰을 꺼내든 뒤 뮤직 플레이어를 재생시킨다. 그 때 흘러나오는 아련한 노래.. ♬♪T.윤미래의 <떠나지마> - ‘그대여 떠나지마 다시 돌아온다고 너 돌아온다고 거짓말이라도 해봐 마지막부탁이야’ 제발 나 좀 버리지 말아줘. 나도 데려가달란 말이야!

♬♪T.윤미래의 <떠나지마>

사랑이 떠나가네…

추운 겨울, 남들은 연말이니 크리스마스니 길거리에는 모두 한 쌍을 이뤄 다닌다. 지금부터 함께할 사람 생겨도 시원찮을 판에 이렇게 시린 겨울 뻥 뻥 차이고 다니다니... 그것도 우리는 과CC. 나, 내일부터 학교에 숨어 살아야 하는 거 맞지? 고개 숙이고 다녀야 하는 거 맞지?
혼자 쓸쓸하게 수업 가는 길 내 앞에 있는 커플 두 쌍이 길을 비켜주지 않는다. 이럴 땐 조용히 주머니 속 이어폰을 귀에 꽂은 채 뮤직플레이어를 재생시킨다.
♬♪페퍼톤즈의 <캠퍼스커플(With 옥상달빛)> - ‘저 멀리 사라져라 캠퍼스 커플 무너져라 한 낮의 신기루처럼 근처에 오지마라 캠퍼스 커플 비나와라 먹구름 소나기.’

<캠퍼스커플(With 옥상달빛)>

전활 받지 않는 너에게

지금 이 시간 오후 12시 32분, 조별 발표시작 시간 1시. 약 30분이 남은 이 시점에서 너네 왜 내 전화 안 받아? 설마 이불 밖은 위험하다며 안 나오고 있지는 않지? 믿는다 내 조원들아! 곧 눈물이 차오를 것 같은 두 눈을 크게 뜨고 두려움을 잠재우려 이어폰을 귀에 꽂으며 재생시킨 음악 ♬♪딕펑스의 <그 일(1)> - ‘아까부터 답장만 기다리고 있어, 머릿속을 떠나질 않아 아직 잘 시간이 아닌 걸 난 알고 있지만, 점점 불안해져가 작은 화면만 봐 그 일이 왜 지워지지 않는 걸까?’
오늘 밤, 나 천문대 혼자 올라가야 할 운명인거니? 그런거니?

♬♪딕펑스의 <그 일(1)>

 혼밥*

(*혼밥 : 혼자 먹는 밥 또는 그런 행위)
나는 외롭지만 외롭지 아니하다... 대학교에 대한 로망은 누구나 있을 거다. 여자친구나 남자친구와 같이 밥을 먹는 것이 다반수일 것이다. 하지만 실상의 나는 혼자 밥을 먹고 있다. 물론 같이 먹을 친구들은 있지만, 헐떡고개를 내려가고 옷 입기도 귀찮다. 그래서 머리 안 감았다는 신호인 야구 모자와 맨발에 슬리퍼를 질질 끌고 타이타닉으로 향했고 비빔밥을 시켰다, 그렇게 음식을 기다리고 있는데, 재수도 지지리 없지, 내가 좋아하는 여자애가 그녀의 친구들과 함께 내 테이블 맞은 편에 앉았다. 나는 고개를 푹 숙이고 숨을 죽였다. 절대 들키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야!” 그 애가 날 부른다...
갑자기 ♬♪자이언티의 <그냥>이 떠오른다 ‘내가 안쓰러워 보여 인사하는 거라면 내 마음 다칠까 걱정 말고 그냥 지나가면 돼요.’ 제발 이 순간이 그냥 지나가기를...

♬♪자이언티의 <그냥>

믿고 싶지 않아!

시간아 멈춰라! 제발...
오늘은 바로 수업 하나만을 듣기 위해 학교로 향하는 날이기에 내가 가장 싫어하는 날이다.  자체휴강을 너무 많이 해서 한 번만 더 수업에 빠지면 F다. 새벽에 일어나자마자 허둥지둥 무거운 몸을 이끌고 머리 손질과 화장을 했다. 버스 타기 10분 전인데 좀 늦게 출발했다. 난 또 아침 달리기를 의도치 않게 하게 되었고 버스에 간신히 탑승했다. ‘휴... 이제 못 다한 화장을 해볼까’하고 폰 카메라를 켰다. 그런데 카톡 알림이 와 있어 들어가니 웬걸... “오늘은 교수님 개인 사정으로 인해 휴강합니다”
순간 내가 좋아하는 ♬♪다비치의 <시간아 멈춰라>가 내 뇌에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눈물이 나기 전에 그대로 멈춰라 이별이 오기 전에 그대로 멈춰라그대가 떠날 수 없게 날 버리고 갈 수 없게 지금 이 순간부터 시간아 멈춰라...’

시간을 거슬러

어젯밤 오랜만에 과 회식을 하는 바람에 술을 과하게 먹었더니 기억이 하나도 안 난다. 설마 전 애인한테 전화는 안했겠지?? 일어나자마자 최근 전화기록을 후다닥 봤지만 전 애인에게 전화한 흔적은 없어 안심을 하고 학교를 갔다. 아픈 속을 부여잡고 힘들게 강의실에 도착하니 나를 보는 아이들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고 나에게 괜찮냐고 묻는 친구들. 왜 그러지? 나 어제 얌전히 집에 잘 들어왔는데? 왜 그래? 아무리 물어봐도 동정어린 시선들로 쳐다보기만 할 뿐 말이 없다. 그때! 어젯밤의 기억이 스멀스멀 생각나면서 나의 멘탈은 붕괴가 되고 마는데..    
♬♪블락비의 <Mental Breaker> - ‘Mental breaker Mental breaker 설레임도 잠시 큰 혼란에 잠기네 Mental breaker Mental breaker’

내 친구가 아니었네

오늘따라 힘들게 느껴지는 수업을 다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 저 멀리서 오랜만에 보는 친구가 걸어오고 있어 반가운 마음에 힘차게 손을 흔들며 빠르게 다가가는데 다가가면 갈수록 친구의 얼굴이 또렷이 보이는데 이게 웬걸! 생판 처음 보는 사람이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주위엔 아무도 없는 이 상황에 나는 아무렇지 않은 척 죄송하다 말하고 당당히 지나가는데 이 쪽팔림은 온몸을 타고 정신은 안드로메다로 가고 마는데..
♬♪자우림의 <하하하쏭> - ‘안녕 안녕 안녕히 다시는 울지 않아 라라라라라라라라- 내일은 새롭게 태어나리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문 밖, 거기 누구 없소?

점심을 먹고 후식으로 요구르트 한 줄을 다 먹었더니 배에서 오랜만에 신호가 왔다. 내 짐도 친구에게 맡기고 강의실에 먼저 가있으라고 한 후 후다닥 화장실에 들어가 변비탈출을 기뻐하며 큰일을 시원하게 치루고 이제 닦으려고 휴지를 뽑으니.. 내 손엔 휴지 3장뿐.. 바로 친구에게 전화를 하려고 폰을 찾아봤지만 내 폰은 친구가 들고 간 가방 속에 있고!! 수업시간은 점점 다가오고!! 화장실을 오가는 사람들은 없고!! 그냥 이대로 죽고 싶다...
♬♪허각의 <죽고 싶단 말밖에> - ‘죽고 싶단 말밖에 난 할 수가 없어.’

♬♪허각의 <죽고 싶단 말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