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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황승현 기자
  • 입력 2015.03.24 17:12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 황세와 여의 낭자


본교가 위치해 있는 고장 김해. 김해는 예로부터 가야의 중심지로서 △수로왕탄 강설화 △수로왕비설화 △파사석탑 △황 세와 여의 낭자 △무척산천지설화 △장유 화상설화 등 6가지의 설화가 전해져오고 있다.
이번호는 육지담의 마지막 이야기로 황 세와 여의 낭자의 가슴 절절한 사랑이야 기가 준비됐다. 지금 그 내막을 들여다보 자.


황승현 기자 : 아쉽게도 이번 호가 육지 담의 마지막인데요. 마지막 자리인만큼 인 물 선정이 어려웠습니다. 육지담의 마지막 을 빛내주실 분은 바로 듣기만 해도 가슴 먹먹해지는 이야기의 주인공 여의 낭자 입 니다!
여의 낭자 : 안녕하세요. 육지담의 마지 막을 함께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황 : 기꺼이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 합니다. 저도 낭자의 이야기를 읽어보았는 데 정말 눈물이 날 뻔했어요. 낭자의 아버 지인 출정승이 원망스러웠어요. 그 약속의 내용이 둘의 자식이 아들이면 의형제로 키 우고 아들과 딸이면 혼인을 시키기로 한거였죠?
여의 : 네, 맞아요. 사실 저도 아버지를 많이 원망했어요. 황정승의 집안이 몰락하 자 약속을 어기고 저를 아들로 키워 의형 제로 자라게 했으니까요. 황세가 공주와 혼인한 이후 어렸을 때 함께 놀던 일들이 너무 생생하게 기억나서 많이 힘들었어요.
황 : 점점 자라면서 여자인 사실을 숨기 기도 어려웠을 것 같은데 혹시 힘들었던 일은 없었나요?
여의 : 당연히 많았죠. 황세가 크면서 제 성별에 의심을 가지더라고요. 그래서 정말 별의별 일을 다 겪었어요. 그 중에서도 개 라암에서 오줌 멀리 누기 시합이 가장 기 억에 남네요. 그 때 정말 당황스러워 진땀 을 많이 뺐었죠.
황 : 헉, 어떻게 해서 그 상황을 빠져 나 왔나요?
여의 : 개라암 뒤로 가보니 그 곳에 삼대 가 있어 그것으로 오줌을 누는 시늉을 했 지요. 그래서 다행히 위기를 모면했지만 더 이상 황세를 속일 수는 없더군요.
황 : 삼대요? 위기 대처 능력이 뛰어나시 네요! 개라암은 봉황대에 위치한 바위 맞죠? 지금은 황세바위라고 부르는데. 그래 서 여자라는 사실을 들킨 건 언제인가요?
여의 : 오줌 멀리 누기 시합 후에 황세는 못 미더워하면서도 제가 남자라는 사실을 어쩔 수 없이 인정하는 눈치였지요. 그래 서 이제 한숨 돌렸다 싶었는데 거북내에서 황세가 함께 멱을 감자고 제안하기에 여자 라고 밝힐 수밖에 없었어요. 지금 생각해 보니 황세가 그때까지도 제가 남자라는 사 실을 믿지 못했던 것 같네요.
황 : 그래서 두 분 사이에 사랑이 싹튼 거군요?
여의 : 아니, 흠, 아버지도 황세가 장차 큰 인물이 될 것이라 판단하셨는지 저희 둘의 혼약을 맺어주셨어요. 하지만 전쟁이 나 황세는 전장에 나가야만 했지요.
황 : 그리고 전장에서 공을 세운 황세가 유민 공주와 혼인하게 된 거죠?
여의 : 잘 아시네요. 황세가 전장에서 공 을 세우자 그것을 눈여겨 본 왕께서 자신 의 외동딸인 유민 공주와 백년가약을 맺으 셨죠. 왕의 명이라 저도 황세를 말릴 수 없 었어요. 그리고 저는 황세가 장가를 가버 린 이후로 다른 집에 시집가라는 부모님의 말씀도 거역하고 혼자 시름시름 앓았죠.
황 : 결국 24살의 꽃다운 나이에 숨을 거둔 거군요. 봉황대에는 낭자의 정절을 기려 지은 여의각도 있고 낭자가 승천 했다는 하늘문도 남아있답니다. 그 후로 황세는 잊고 잘 살고 계신가요?
여의 : 글쎄요. 제가 이승을 떠난지 얼 마 되지 않아 어떤 이가 제 앞에 불쑥 나타났더군요.
황 : 혹시 황세 장군 인가요? 기록에 따르면 죽은 낭자를 그리워하던 황세 장 군도 결국 젊은 나이에 목숨을 잃었거든요.
여의 : 네, 비록 죽은 후였지만 그 분 과 다시 만나게 되어 기뻤어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유민 공주에게 미안했어요. 꼭 저 때문인 것만 같아서…….
황 : 낭자의 탓이 아니니 너무 죄책감 가지지 마세요! 이걸로 눈물 닦으세요. 아쉽게도 인터뷰 시간이 끝나버렸네요. 육지담의 마지막 화를 함께 해주셔서 감 사합니다. 낭자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 덕분에 분위기도 촉촉해졌네요. 감사합 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