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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문서영기자
  • 사회/문화
  • 입력 2014.09.23 18:57

생각의 전환, 유휴 공간 활용이 답이다

생각의 전환, 유휴 공간 활용이 답이다
김해의 유휴 공간, 새로운 대책 방안

관광 1번지로 주목받고 있는 일본 가나자와 시민 예술촌, 영국 테이트 모던 미술관 등은 과거 문을 닫았던 방직 공간과 화력발전소에 새로운 문화와 가치의 색을 입힌 대표적 사례들이다.
근대 이후 급격한 사회발전으로 시민들의 삶은 향상되었지만,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공간들은 시간이 지난 후 버려지거나 방치되는 경우가 생겨났다.
경쟁기업에서 밀려 부도가 난 회사 건물들은 흉물로 전락하고, 일부 철도나 터널들은 사용하지 않아 자리만 차지하는 등 유휴 공간들이 많이 발생했다. 이러한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지역 도시를 활성화하고 유휴 공간을 재활용하여 개선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유휴 공간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김해
이색적인 공간 활용은 관심에서부터 나온다

최근 이층침대, 수납함, 벽걸이 티비 등 작은 의미의 공간부터 공터와 버려진 부지 같은 큰 의미의 공간까지 유휴공간에 대한 각종 활용법이 SNS와 잡지 등에 많이 언급되고 있다.
이처럼 공간 활용이 중요시되면서 다양한 기능과 효과를 요구하는 현재 시대에 맞춰 더 넓은 시야로 유휴 공간들을 살펴보고 활용하는 움직임이 전국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김해는 이 움직임에 동참하기엔 아직 유휴 공간의 단어와 활용이 생소하다. 김해시청에는 유휴 공간의 역사나 현황을 다룬 자료나 관련 담당부서가 아직 없으며 김해 유휴 공간 활용에 대한 논문이나 관련 뉴스기사도 많지 않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김해시 생림면 도요리에 위치한 도요분교의 넓은 부지가 창작촌으로 재활용되며 김해 유휴 공간 활용의 밑거름이 되어 주고 있다.
김해시 끝자락에 위치한 도요마을은 공장이나 흔한 상점도 없을 만큼 한적하고 4대강 사업으로 인해 도요마을의 상징이었던 넓은 감자밭이 사라져 부지로만 자리 잡은 마을이다. 이 마을에 2009년부터 ‘도요창작스튜디오’라는 창작공간이 생기면서 다양한 행사와 볼거리로 전국에서 관광객이 찾아오고 극단·시인·소설가 등 예술가들의 창작활동이 활발한 곳으로 번성하고 있다.
이렇듯 빈 공간에 새로운 꽃을 피우는 사례들이 생겨나면서 최근 김해 유휴 공간에 관심을 갖는 단체와 전시회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지난 7월에는 클레이아크 김해 미술관 돔하우스에서 ‘공공의 장소’라는 주제로 공간에 대한 확장된 시각을 제시하고자 전시를 마련했다.
버려지고 방치된 건물들을 허물지 말고 그 장소에 얽힌 기억과 전통을 통해 새롭게 활용해야 함을 알리고 소규모 공공시설물을 재생시킨 사례 등을 소개해 공간의 의미를 전했다.
더불어 지난 여름, 김해문화재단에서는 현재 방치되어 있는 지역의 유휴 공간을 재활용할 수 있는 방안의 일환으로 ‘공감투어’ 프로젝트를 시행했다.
공감투어 프로젝트는 일부 지역의 긍정사례를 살펴보고 김해 유휴 공간에 접목할 수 있는 아이디어나 또는 창의적인 대책이 있는지 찾아보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김해문화재단은 장소 이전으로 방치된 봉황초등학교와 가동이 중단된 가야랜드 그리고 새벽시장과 동상동시장 등을 김해의 유휴 공간을 선정해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에 대한 방안을 모색했다.
물론 일부 장소는 재개발을 시작한 곳도 있으나 새로운 활용방안 또는 색다른 용도로 쓰일 수도 있다는 의도로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그럼 김해문화재단에서 제시하는 김해의 유휴 공간 활용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자.

가야랜드를 체험형 힐링시설로?
주변 환경과 연계해보면 어떨까?

삼방동에 위치한 가야랜드는 123만 3천 59㎡의 넓은 공간을 자랑하지만, 시설물 노화 및 입장객 감소로 지난 2011년부터 휴업하여 방치되어 있다.
가야랜드의 소유주인 가야개발(주)는 가야랜드를 체험형 힐링시설로 새롭게 재탄생시킬 것이라 밝히고 2018년까지 키즈랜드와 야외 풀장, 캠프장 등을 차례대로 개방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김해문화재단에서는 방치된 놀이기구를 주변 장소와 연관해 새롭게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한다. 김해 천문대와 가까이 위치한 만큼, 밤하늘의 별을 관찰할 수 있는 일명 ‘별 관람차’를 이용하는 것이다.
관람차의 천장을 투명한 유리로 만들어서 밤하늘의 별을 구경할 수 있게끔 하자는 생각이다. 그 외에 태어난 날짜에 맞춰 자신의 별자리를 찾거나, 자신만의 별자리를 직접 만들어 보는 ‘내가 만드는 은하수’ 등 별과 관련된 체험 행사를 활용하는 방안도 내놓았다.
더불어, 가야랜드 공간 자체를 ‘귀신의 집’ 또는 ‘좀비 놀이’와 같이 밤 문화 활동 프로그램으로 구성하는 방안도 있다. 쓰이지 않는 놀이기구 및 시설과 한산한 밤의 분위기를 이용해서 공포와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것이다.
‘미스터리 하우스’라는 이름을 붙이고 다양한 계층이 밤에 시원한 짜릿함을 맛볼 수 있도록 하자는 것.
이외에도 가야랜드 내에 영화관을 설치하고 가족이나 친구 등이 캠프를 할 수 있는 캠프장을 설치하는 의견도 제시했다.
이와 같이 가야랜드를 기존의 체험형 힐링시설 외에도 여러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좋은 예시로 볼 수 있다.

활용 기한 정해져 있는 폐교
안심되는 활용법으로 새롭게 문을 활짝

김해시 봉황동에 위치했던 봉황초등학교가 전하동으로 이동하면서 현재 그 자리엔 학교건물이 그대로 방치되어 있다.
김해시장 선거운동 당시에도 방치된 상태로 사용되지 않는 학교건물에 대한 문제점을 언급한 적이 있을 정도로 김해의 대표적인 유휴 공간 중 하나다.
이러한 공간은 부지가 넓을뿐더러 시민들의 접근성이 높은 곳에 위치해있기 때문에 제대로 활용만 한다면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이에 김해문화재단에서는 시민과 자연이 더불어 사는 지역을 만들 수 있도록 마을 주민들에게 텃밭을 가꾸는 공간을 만들자는 의견을 제시한다. 다양한 식물을 재배해 자연과 더 친숙해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자는 것이다.
특히 도시에서 자란 아이들에게 텃밭 체험은 경험하기 어렵기에 교육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지역주민들이 가꾸는 텃밭인 만큼 이색 여가활동의 장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김해문화재단의 설명이다.
혹은 광장으로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봉황초등학교를 마을 운동회나 야외 영화관 또는 자급자족 장터 등의 다목적 광장으로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행사를 통해 시민들이 참여를 유도할 수 있기에 공간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
또한, 학교 내 마루를 이용해서 시민들이 쉬고 놀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다. 일명‘봉황 마루’라는 이름을 가진 이 공간을 학창 시절 때의 추억을 되새기고 옛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소재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비슷한 생각으로는 수다를 나누거나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인 쉼터 활용 방안도 있다.
그 외에 높은 효율성을 자랑하는 의견으로는 높은 관광 안내소와 청년허브, 공방이 있다.
관광 안내소는 외국인이나 다른 지역 사람들에게 김해의 유명한 장소 또는 지리 등을 안내하는 공간으로 김해를 좀 더 알릴 수 있는 방안이다.
청년 허브는 개인의 사업이나 단체의 프로젝트를 창작 및 구성하여 실행하고자 하는 젊은 청년들이 작업실이 없거나 사회적 여건이 부족하여 이루지 못하는 경우를 해소하기 위한 공간이다.
마지막으로 공방은 다양한 공방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운영하자는 생각이다.
이처럼 각종 참신한 생각들이 모이면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범위도 배가 되며 다른 사람들에게도 새롭게 공간들이 다가올 수 있다.

대규모 공사로 개발되는 시장
자원도 아끼고 환경도 살리는 새로운 방안 제시

경전철 부원역 옆에 위치한 새벽시장은 20여 년 동안 김해의 재래시장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하지만 김해의 전통시장으로 머무르기엔 인적이 뜸하고 활용이 원활하게 되지 않아 공간을 폐쇄하고 새로운 용도로 사용하게 됐다.
내년 초 새벽시장에는 대기업 주상복합건물이 들어서며, 효율적인 공간 활용을 위해 동상동 재래시장에 새벽시장이 들어서 함께 시장의 역사를 펼칠 것이라 한다.
새벽시장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대규모 공사로 개발이 진행되는데, 이 공간을 자원지출과 환경오염을 줄이면서 새롭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새벽시장의 위치를 고려하여, 주변 주택지와 주민들만의 만남의 장인 ‘쉼터’로 쓰자는 의견이 나왔다. 20여 년의 역사를 간직한 시장인 만큼 이곳의 분위기와 추억을 그대로 유지하고 그 속에서 새로운 만남과 현대인의 네트워크 형성 공간으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더불어 새벽에만 활동이 원활하고 그 이후에는 공간 쓰임이 없는 문제점을 보완하고자 프리마켓 또는 벼룩시장을 운영하자는 말이 나왔다. 이는 조용한 공간에 활력을 넣어주는 아이디어로, 사람들의 관심과 이목을 집중시키고 새벽시장의 분위기를 새로 바꿀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해가 떠오르면 한적하고 고요해지는 이 공간에 공연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빈 공간에 상시 공연과 게릴라성 공연이 진행되면 젊은 층들이 새벽시장에서 즐길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새벽시장과 함께 결합될 동상동 재래시장은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동상동 재래시장 역시 새벽시장과 비슷한 상황으로 침체되어 있다. 하지만 새벽시장과 다른 점이 있다. 그건 바로 재래시장 내에 문화재가 있다는 것이다.
2008년에는 조선 시대 때의 객사 하부 축대시설로 보이는 화강암 석축을, 토석과 폐기물에서 문화재로 추정되는 대량의 돌을 발견했다고 한다. 더불어 한국 최초의 의병장이었던 사충신 유식 선생의 공로비가 재래시장에 위치해있다.
이외에 다양한 문화재가 동상동 재래시장 일대에 밀집된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주변 문화재를 관리하고 홍보하여 사람들의 유입을 증가시키고 시장상권이 부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모여졌다.
우선 문화재 주변 곳곳에 안내대를 설치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홍보부스를 설치함으로써 재래시장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알리는 것이다. 더불어, 동상동 재래시장 지도와 홍보물을 곳곳에 설치해서 홍보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나왔다.
또한, 동상동 재래시장은 각종 불빛과 화려한 장신구 및 트리로 크리스마스 축제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크리스마스 축제 규모가 크지 않은 만큼 상인과 주민들이 협의하여 축제를 확대하자고 방법을 제시했다.
이처럼 공간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우리가 몰랐던 전통과 특징을 알 수 있으며, 관심을 가지면 인적이 뜸한 곳도 새로운 방법으로 재탄생시킬 수 있다.

유휴 공간 활용, 김해는 이제 시작이다
가던 길 멈추고 다시 한 번 살펴보고 생각하자

김해는 아직 유휴 공간 활용에 대한 중요성과 관심이 부족하다.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지면 김해 유휴 공간을 어떻게 활용해야 좋을지에 대한 답이 나온다.
이미 개발되고 있거나 개선된 공간들도 다른 방향으로 방법을 모색하면 참고할만한 대안법이 나오고 활용방법에 따라 효과와 사용 용도도 달라진다.
그렇기 때문에, 방치된 공간 또는 개발을 시작하는 공간들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더 나은 방안인지 검토해봐야 할 것 같다. 김해 시민들의 관심과 아이디어가 모이면 김해의 유휴 공간도 화려하게 귀환할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다.
그러니 길을 지나가다가 방치되거나 버려진 공간 또는, 재활용되는 공간들을 살펴보고 자신만의 독특한 아이디어를 생각해보고 제안해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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