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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손해지 기자
  • 입력 2013.10.14 11:07

청춘다운 게 뭔데!

청춘다운 게 뭔데!

각종 매체에서 떠들어대는 ‘청춘’, 그놈의 ‘청춘’ 타령에 ‘진정 청춘다운 게 뭔데!’라고 되묻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대체 청춘이 무엇이기에 세상은 20대를 가만두지 않는 것인가.

‘청춘’은 만물이 푸른 봄철이란 뜻으로 십 대 후반에서 이십 대에 걸치는 인생의 젊은 나이 또는 그 시절을 청춘이라 말한다. 개념적으로 보면 20대를 청춘으로 지칭하는 것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러나 세상이 20대에게 강요하는 청춘은 단순히 그 시기를 말하는 게 아니라 일종의 성격을 부여한다. ‘청춘’이란 시기의 틀. 예를 들면 치열하게 경쟁하고, 패기와 열정으로 가득하며, 도전적이고, 그러면서도 낭만이 있는 그런 존재. 그러면서도 20대는 취업을 위한 완벽한 스펙과 학교생활, 모두를 다 해내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

이 모든 틀에 정형화된 무쇠 팔, 무쇠 다리, 강인한 정신을 탑재한 청춘은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그 기준에 정형화되지 못한 20대는 ‘아까운 청춘을 썩히고 있다’며 한소리 듣곤 한다. 사람들이 흔히 말하기를 “지나간 청춘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고 한다. 비단 청춘 뿐만 아니라 모든 이들에게 시간은 평등하게 흐른다. 그리고 그 가치는 개개인에게 모두 소중할 것이다.

그럼에도 ‘청춘’에게만 흐르는 시간을 강조하고 주어진 시간 내에 과도한 성과를 달성해내기를 요구한다. 하지만 무조건 모든 일에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꾸준히 자신의 것을 준비하다가 시의적절한 기회가 눈 앞에 다가왔을 때 그 때 달려들어도 늦지 않다.

조금 천천히 굴러가는 청춘도 존재하고 조금은 멋대로 굴러가는 청춘도 존재한다. 정작 우리는 목표하는 바를 정해두고 잘 굴러가고 있는데 주변에서는 부지런히 바쁘게 굴러가는 것만을 인정한다. 천천히 조금씩 굴러가는 것을 쉬이 좋게 보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19살이 20살 됐다고 갑자기 철이 들고 어른이 되는 게 아닌데 세상은 20대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높다. 근 19년 간 정규 교육을 받으며 정해진 틀에서 살아온 우리들에게 하루아침에 열정을 지닌 뜨거운 존재가 되라는 요구는 너무나도 버겁다.

우리는 세상에 외치고 싶다. “우리는 알아서도 잘 굴러가고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