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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최준환 기자
  • 고함
  • 입력 2013.05.06 21:24

전공을 살리기 위한 탈출구가 필요하다

중간고사를 치룬 후 우연치 않게 전공이 다른 두 신입생 후배들과 함께 얘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여러 얘기를 하다가 후배들에게 “너희는 성적을 맞춰서 학교를 왔니, 아니면 하고자 하는 일을 맞춰 전공을 선택해 온 거니?”라는 질문에 한 후배는 “원하는 일을 하고자 그에 맞는 전공을 선택해서 학교에 입한 거예요”라고 대답했다. 다른 후배는 “원하는 과는 아니었지만 지금 조금씩 배워나가다 보니 방향이 잡히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모든 학생들의 대답을 들은 것은 아니지만 거의 대부분이 처음부터 해당 학과를 전공해 관련 직업을 얻거나, 후에 대답한 후배처럼 배워나가면서 어렴풋이나마 진로를 잡아나가는 학생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 청년층은 전공을 살려 직업을 갖고 있을까?
한국고용원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0~11년 특성화고교나 대학에서 배운 전공과 무관한 직업에 취업하는 청년층(15~29세)의 비율이 77.1%로 조사되었다. 이는 취업자 10명 중 8명은 전공과 연관 없는 직업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적성이나 전공에 맞는 일자리가 적다 보니, 자신의 학력이나 희망 수준을 낮춘 하향 취업도 많아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한 이 같은 문제는 인문·어학계열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취업포털 잡코리아에서 구직자 3천 4백 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인문·어학계열을 전공한 구직자의 70.3%는 ‘전공이 취업에 도움 안 된다’고 답했다. 반면 상경계열과 이·공학계열 전공자는 각각 52.6%, 50.5%가 ‘전공이 취업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점차 전공 관련 취업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학들은 어떤 자세를 취해야 대학생들이 전공을 살려 취직할 수 있게 할 수 있을까?
본교를 포함한 여러 대학에서는 전공연수, 특강 등 전공과 관련한 교육프로그램을 많이 실시하고 있다. 이런 방법도 좋지만 보고 듣는 것 보다 직접 전공을 이용한 체험프로그램이 많이 개설돼야 할 것이다. 오는 6월에 계획 중인 디자인학부의 벽화사업처럼 다양한 방법으로 학생들이 전공을 활용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 물론 디자인대학의 경우 과제를 비롯한 직접 할 수 있는 것들이 많겠지만, 이에 자극받아 타과들도 전공 교육에 있어 보고 듣는 것만큼 다방면에 사용하고 적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프로그램이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학생들의 길을 잡아주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 줄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