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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다솜 기자
  • 고함
  • 입력 2011.03.25 10:10

개강총회, 그 의미를 알고 계시나요?

3월의 캠퍼스는 분주하다. 각 학부(과)에서는 첫 학기를 맞이해 해오름식, 개강총회, 총 MT 등 각종 행사 준비로 바쁘다. 특히 각 강의동 게시판을 보면 개강총회 자보가 붙어있는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학부(과)에서는 개강총회를 통해 11학번 신입생들을 반갑게 맞이하고,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고 있다.

개강총회라 하면 학생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흔히들 개강총회는 화합의 장으로 학부(과)생들이 서로에 대해 더 잘 알고 바쁜 학교 생활 중에 친목을 다질 수 있는 자리라고 생각할 것이다. 다소 직설적으로 이야기하면 대부분의 학생들이 개강총회를 ‘술 마시며 친해지는 자리’라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실제로도 학부(과) 개강총회가 열리는 날이면 학교 앞이 시끌벅쩍하다. 술에 취한 학생들이 인사불성이 되어 새벽까지 비틀거리며 학교 앞을 행보한다. 과연 술로 시작해서 술로 끝나는 것이 개강총회의 바람직한 모습일까?

먼저 총회(總會)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구성원 전체가 모여 어떤 일에 관하여 의논하거나 그런 모임을 칭하는 말로 정의하고 있다. ‘총회’에 대한 간략한 의미만 살펴보았을 뿐인데도 우리의 개강총회의 모습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모든 학부(과)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이 회의는 커녕 음주가무를 즐기기에 바쁘니 말이다.

반면 일부 대학들은 우리가 하고 있는 개강총회를 ‘개강파티’라고 부르며 시행하고 있다. 과거 8,90년대 개강총회는 말 그대로 모든 학부(과)생이 모여 앞으로의 일에 대해 논의하고 토론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개인화 되어있는 지금은 많은 수의 학생들이 한 자리에 모이기도 어려울 뿐더러 함께 토론하는 문화가 많이 사라졌기 때문에 과거의 개강총회의 모습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이 때문에 요즘 대학생들은 개강총회 대신 개강파티라는 말을 사용해 학부(과)생들이 말 그대로 ‘파티’를 즐기고 있다. 물론 개강총회의 본래 의미를 퇴색시키고 술을 마시고 노는 행사가 되었다고 비판할 수도 있지만 우리들은 8,90년대 대학생들과 엄연히 다르다.

여기서 지적하고 싶은 것은 개강총회라는 용어 자체를 제대로 알고 쓰자는 것이다. 예전부터 사용하던 용어라는 이유로 의미를 제대로 알지도 못 한 채, 시대의 변화와 요구에는 상관없이 사용하는 것은 요즘 시대와는 어울리지 않는 굉장히 수동적인 자세다. 대학이란 배움의 상아탑에 있는 지식인으로서 이런 사소한 단어마저 제대로 알지 못 하고 사용하는 것은 정말이지 부끄러운 일이다.

특히나 이러한 부끄러운 부분들이 선배들과 우리를 거쳐 새로운 신입생들에게까지 이어지게 된다는 점은 선배들의 잘못이 아니라 우리의 잘못이 된다. 비판적 사고없이 수동적인 자세는 우리를 발전시키지 못 하고 정체하게 만든다. 앞으로 개강총회는 총회답게 개강파티는 파티답게 제대로 구별되어 쓰이길 바란다.

 

 

김다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