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기자명 장혜빈 편집국장
  • 고함
  • 입력 2010.09.14 19:46

특혜:노력과 결실의 반비례?!

지난 6일, 한동안 뉴스를 떠들썩하게 했던 `유명환 장관 자녀 특혜 사건' 의혹이 사실로 밝혀졌다. 이 사건이 의혹을 받기 시작하면서 외교통상부는 장관 딸이 포함되어 있음을 알지 못했으며 선발과정이 객관적이고 공정했다고 강변했다. 그러나 행정안전부 감사결과 이는 거짓말로 드러났다. 장관 딸을 합격시키기 위해 자격요건과 평가기준을 바꾸고 점수도 파격적으로 부여하는 등 여러가지 측면에서 유 장관의 딸에게 특혜를 주었다는 증거들이 속속들이 드러난 것이다. 지난 3일 오마이뉴스에서는 이를 비꼬아 `유명환 장관님, 세습이 좋으면 북한 가서 사세요'라는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를 내놓기도 하였다.
 이 사건 이후 곳곳의 행정부서 및 각종 재·정계의 일명 `똥돼지(고위층 자제의 특채를 비꼬는 말)'들은 그야 말로 숨죽이며 이 폭풍이 지나가기만을 바라고 있을 것이다. 이처럼 공정사회의 원칙을 가슴 깊이 새겨 실천해야 할 공직자들이 누구보다 앞장서서 공정성을 배반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특혜는 취업난에 허덕이는 대학생들이나 행정고시를 준비하는 고시생들에게 너무나 억울한 상황일 것이다. 청년 실업이 국가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부모의 능력만으로도 성공할 수 있다는 현실은 너무나 비분강개할 일이 아닌가. 특히 짧게는 몇 개월에서 길게는 몇 년의 세월동안 행정고시를 준비하던 고시생들에게는 지금껏 열심히 노력한 시간에 대한 회의감이 들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은 여태껏 취직하지 못한 이유를 부모의 탓으로 돌려야 하는가.
 더욱이 요즘처럼 공채모집의 경쟁률이 하늘을 치솟는 가운데 2010 KBS 신입아나운서 공채모집에서 596:1이라는 KBS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일이 있었다. 뿐만 아니라 공무원의 경쟁률 또한 2010 서울시 지방공무원 행정직 분야 경쟁률만 해도 560.5: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그 외의 분야도 평균 150:1의 경쟁률을 훌쩍 넘긴다. 이러한 상황에서 특혜논란이 대두되어 더욱 더 취업 준비생들을 슬프게 하고 있다.
 `성공이란 그 결과로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에 소비한 노력의 총계로 따져야 할 것이다'라고 말한 에디슨의 말은 그저 물리학에 미친 학자의 헛소리가 된 것일까. 성공한 부모 밑에서만큼은 노력하지 않아도 누구나 원하는 것을 얻는 일이 현실에서 일어난 것은 도대체 어떻게 설명되어져야 할까.
 그러므로 정부에서는 두 번 다시 `유 장관 자녀 특혜 사건'과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의심되는 모든 일에 대한 감사를 철저히 실시하여 불필요한 갈등을 막아내야 할 것이다. 열심히 공부하는 취업 준비생들을 위해 취업난을 해결해주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더 큰 시련을 안겨주어선 안되지 않겠는가.
 이번 일이 오히려 우리 사회의 공정성을 한 단계 높이는 긍정적 계기로 작용하길 바라며 이러한 불공평한 현실 속에서도 수많은 취업 준비생들이 꿈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