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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인제대신문
  • 미분류
  • 입력 2008.01.21 00:00

[기획-①]"판박이 대학생활은 싫다"

본교 학우의 방중 다양한 경험 수기

지리산 여행

일상으로부터의 탈출

학기 중에 톱니바퀴와 같은 지루한 일상의 반복으로 회의감을 느끼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그러다 문득 틀에 박힌 생활로 사람의 뇌가 발전하지 않고 탄성에 젖어버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여행이 중요하다고 하셨던 어떤 교수님의 말씀이 떠올랐다. 그래서 이번 방학 때 혼자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겨울방학이 시작되자마자 여행계획을 세워 12월 31일부터 1월 4일까지 4박 5일 동안 나 홀로 여행을 시작했다. 첫 여행지는 영천에 계신 아버지산소였다. 이번 기회를 통해 아버지 산소를 찾아뵙고, 여행의 시작을 알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아버지께 소주 한 잔을 드리고 큰 절을 올린 후, 새해 첫 해를 보면서 2008년에 임하는 마음가짐을 잡기 위해 정동진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곳에는 이미 많은 인파들이 있었는데 가족들, 신혼부부, 연인, 사진 찍으러 온 사람들, 친구들끼리 온 사람들, 나처럼 혼자 온 사람들 등이었다. 드디어 2008년 새해 첫해가 떠오르고 아름다운 눈부신 광채가 내 눈을 통해 들어왔다. 태양이 만물의 근원이라는 사실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새해의 첫해를 보고 난 뒤에는 지리산으로 향했다. 많은 코스 중 화엄사를 거쳐 가야하는 지리산 노고단 코스를 선택했다. 화엄사로 올라가는 길은 비록 도로포장이 되어있었지만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 물 흘러가는 소리, 길 옆으로 난 푸르른 산림들로 인해 마치 자연숲속을 걷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윽고 화엄사에 도착하여 적멸보궁이라 불리는 화엄사의 내부를 보았다. 각황전을 비롯하여 사사자삼층석탑까지 우리나라의 유물들을 관람할 수 있었다. 선조들이 남기신 유물들을 보면서 ‘대한민국을 위해 헌신한 선조들이 있었기에 지금 우리가 편하게 생활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했다. 화엄사를 보고 난 후에는 노고단으로 향했다. 노고단으로 향하는 길은 처음엔 쉬웠으나 땅에 코가 닿을 정도로 경사가 심하다는 ‘코재’라는 등산로에서부터 점점 경사가 심해졌으며, 눈 때문에 미끄러워 더욱 힘이 들었다. 하지만 올라가는 도중 바라본 지리산의 설경은 그야말로 일품이어서 이런 광경에 힘입어 힘들었지만 정상까지 올라갈 수가 있었던 것 같다. 코재를 넘어 노고단 대피소에 도착해 점심을 먹고 쉬다가 노고단을 향했다. 대피소랑 노고단까지는 그리 멀지 않았기에 쉽게 갈수 있었지만 눈이 많이 쌓여 있어서 눈 속에 발이 파묻혔다. 그렇게 노고단 정상까지 올랐다. 정상에서 바라본 지리산의 설경은 올라오면서 본 설경보다 더 멋있었다.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멋진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으며, 새하얀 눈으로 뒤덮인 그야말로 설국이었다. 하얀 설경을 보고 있으니 슬럼프로 힘들어하던 내 마음까지 깨끗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여행 오길 정말 잘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정상을 오른 뒤 대피소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하산했다. 지리산을 내려 온 뒤에는 춘향전의 본거지인 남원으로 향했다. 남원에 도착한 뒤 드라마 ‘쾌걸 춘향’ 촬영지와 광한루, 춘향이와 관련된 여러 곳을 둘러보았다. 춘향사당, 월매집 등을 구경하며 남원에서 하루를 보내고 다음날 집으로 돌아왔다. 역시 여행은 사람을 업그레이드 시켜주는 것 같다. 여행을 통해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경험하면서 내 자신에 대한 두려움도 사라지고 잘해내겠다는 자신감이 충만해져서 돌아올 수 있었다. 또 다른 삶의 자신감을 얻기 위해서 틈틈이 시간이 날 때마다 여행을 떠나볼 생각이다. 여행, 참 좋은 것 같다. 우리 모두 여행을 떠나보자~!!

한영일/법∙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