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기자명 배승현 기자
  • 기획
  • 입력 2021.03.01 23:37

나의 시간을 꾸미다

배승현 기자가 만든 마크라메
배승현 기자가 만든 마크라메

 

갑작스레 찾아온 불청객, 코로나 바이러스가 우리의 일상을 바꾼 지 어느새 1년이 지났다. 그 일 년을 알차게 잘 보낸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의미 없이 시간을 보내는 것을 바이러스 탓으로 돌려가며 허송세월을 보낸 사람도 있을 것이다. 사실 어느 쪽이 된다한들, 확실한 건 우리의 바깥활동의 수가 확연히 줄어들었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렇게 일명 ‘집콕’ 생활이 지속되면서 유행을 타게 된 △달고나 커피 만들기 △DIY 물감 색칠하기 △목도리 짜기 등은 이미 웬만한 집돌·집순이들에겐 섭렵당했다. 코로나 시대에 밖을 잘 나가지 못하는 탓에, 사람들은 이미 ‘집안에서 놀기’의 달인이 되어 있었다. 그 중 내가 찾은 새로운 취미는 바로 마크라메와 칼림바다. #마크라메(Macramé)는 실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이용하여 단순한 규칙을 따라 반복해서 묶어 만드는 공예나 물건들을 말한다. 친언니가 진득하게 자리를 잡고 마크라메 짜기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고, 나도 모르게 재료 하나를 잡아 끈을 묶어내려가고 있었다. 매듭이 손에 잘 익지 않고, 힘 조절에 노하우가 없는 게 그대로 담겨있지만 뭐 괜찮다. 직접 손으로 한땀 한땀 만든 작품의 그 모습 그대로가 난 좋으니까. 실을 짜 내려가며 머릿속 생각을 비우고, 가족과 함께 여유로움을 즐기고 나름대로 멋진 결과물을 내기까지. 어렵지 않게 힐링하는 법을 또 하나 배웠다. #22살이라는 나이가 무색하게, 내가 즐겨듣는 노래는 주로 ‘쌍팔년도 시대’에 머물러있다. 사실 어떤 장르를 특별하게 좋아한다기보단 노래와 악기소리, 즉 모든 음악을 사랑하는 편이다. 그러다보니 자연히 어린 시절부터 꾸준하게 피아노를 취미로 연주해왔고, 지금도 기타며 우쿠렐레며 내 버킷리스트에 악기 배우기는 여전히 자리를 꿰차고 있다. 그런 나에게 찾아온 귀엽고 작은 장난감, 칼림바가 내 눈에 띄었다. 칼림바는 가느다란 금속 타인을 부착한 나무판의 아프리카 전통 악기이다. 두 손으로 악기를 움켜잡은 채 엄지손가락으로 금속 타인을 잡아당겨 연주하는 방식으로 소리가 마치 오르골같이 영롱하고 아름답다. 사용법도 어렵지 않고, 몇 번 두들기다보면 금방 감을 잡을 수 있다. 무료한 일상에 지쳐있다면, 당신만의 특별한 취미활동을 만들어보는 건 어떤가? 아마 누구보다 열성적이고 두 눈이 반짝이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