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기자명 김지현 기자
  • 영화
  • 입력 2020.10.11 20:59

(영화)따뜻한 색채가 담고 있는 차가운 현실, 플로리다 프로젝트

“행복한 삶이란 어떤 것인가요?”

꿈과 환상의 나라 그 건너편의 사람들


관광도시로 유명한 플로리다 주, 환상의 나라 디즈니랜드 맞은편에는 모텔 촌이 있다. 많은 모텔 중 눈에 띄게 아름다운 보라색 건물은 최하층민 장기 투숙객들이 많은 ‘매직캐슬’ 이다. 주인공인 6살짜리 어린아이 무니와 그의 엄마 핼리도 이곳에 살고 있다. 무니는 아래층에 살고 있는 친구와 함께 남의 차에 침 뱉기, 모텔 전선 끊기, 심지어는 빈 건물에 불을 지르는 대범한 장난을 치면서 하루를 보내고 지루해졌을 때쯤에는 어른들에게 구걸해 아이스크림을 사먹는다. 아이들에게 이 모든 것들은 그저 재미있는 놀이다. 이 아이들을 꾸짖고 보호 할 어른은 이곳에 없다. 실질적 보호자인 무니의 엄마 핼리는 준법의식, 도덕성 따위는 없어 몰상식하고 철없다. 그래서 무니를 양육하는 것 역시 자유로웠고 무니와 그의 친구들은 이곳에 사실상 ‘방치’됐다. 

아이들은 알지만 모른 척 할 뿐


핼리가 향수팔이, 구직활동에 모두 실패하고 월세를 구하기 위해 끝내 매춘까지 하게 되면서 무니는 핼리가 밤에 손님이 온다고 할 때마다 혼자 목욕을 해야 했는데 목욕을 하다가 낯선 남자와 마주하게 된다. 이때 무니는 놀라거나 겁을 먹지 않았다. 그저 아무 일 없었던 듯 엄마의 말대로 목욕 커튼을 닫는다. 무니는 방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모르지만 낯선 이의 등장으로 느낀 불안과 그가 몰고 온 차가운 공기를 애써 무시한다. 무니는 건너 편 디즈니랜드의 또래아이들과는 다르다. 어른들의 슬픔을 알고, 그 슬픔에 공감할 줄 안다. 

가난해도 행복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영화는 션 베이커 감독이 3년 동안 지켜본 디즈니랜드 반대편 모텔 빈민가의 실제 이야기다. 감독은 아이러니 기법으로 가난한 삶을 어린아이의 눈을 통해 행복하게 그려냈다. 영화는 가난 속에서도 행복은 존재한다고 말한다. 가난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이유는 타인들이 그렇게 정의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그들의 삶이 슬프고 비극적이라 논할 권리는 없다. 그들을 동정심으로 보기보다 있는 그대로 존중하면서 보면 무니의 삶이 진정으로 행복해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