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혼이신가요, 미혼이신가요, 혹은 비혼이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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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혼이신가요, 미혼이신가요, 혹은 비혼이신가요?
  • 안규리 기자
  • 승인 2020.09.14 05: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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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가 되어버린 ‘비혼’

 

요즘 청년들 사이에서 새롭게 등장한 선택지다. 어느새 질문의 필수 항목으로 자리매김하게 된 이 단어 ‘비혼’은 대체 왜, 언제부터 우리의 삶에 등장하게 되었을까. 2000년대 이후 1인 가구 비율은 급속도로 증가해 전체 가구 중 30.2%를 차지하고 있다. 15년 만에 약 12%가 상승하며 1인 가구는 급속도로 증가했다. 그리고 최근 몇 년간 젊은 청년들 사이에서는 비혼 선언, 비혼식 등이 유행처럼 인기를 끌고 있다. 젊은 세대들은 왜 이러한 삶의 형태를 추구하게 되었을까? 

왜 비혼 하세요?


1인분 배달, 혼술, 혼밥 등 이제는 혼자 살아가는 것이 어색하지 않은 세상이 되었다. 더 이상 혼자 살아도 문제없는 소비 형태가 구축된 것이다. 또한, 과거엔 결혼하지 않으면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취급되기도 했지만, 강산이 변한 지금, 청년들에게 결혼과 출산은 선택지에 불과하다. 상대방과 맞춰가며 살아가기보다 스스로의 행복을 추구하는 청년들이 증가하며 비혼은 날이 갈수록 유행으로 자리 잡고 있다.


페미니즘이 여성들 사이에 빠르게 퍼져나가며 엄마로 사는 삶보다 ‘나’를 찾고자 하는 여성들이 비혼주의를 선택하고 있다. 결혼이 곧 출산이라는 인식이 팽배한 한국 사회에서 출산을 통한 경력단절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혼 여성 중 경력단절 여성은 19.2%로 꽤 큰 비율을 차지한다. 개인의 삶과 행복에 가치를 두는 젊은 세대들에게 경력단절의 피해를 무릅쓰고 출산을 해야 할 이유가 적어진 것이다.

또한, 가부장제에 대한 저항으로 4B 운동(비혼, 비출산, 비 연애, 비성관계)을 하는 여성들도 늘어나고 있다. 독박 육아, 독박 가사 등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다. 올해 9월 여성가족부가 조사한 맞벌이 가구 가사 노동 시간의 경우 여성과 남성의 가사노동이 무려 2시간 13분이나 차이 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여전히 여성이 압도적인 가사 부담을 안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여성이 커리어를 유지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여성들이 비혼을 택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청년들이 비혼을 택하게 되는 것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당연히 ‘행복’을 위해서다. 비혼이 삶의 한 방식으로 자리 잡아 버린 지금, 비혼이라는 새로운 선택지가 청년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다가온 고령 사회 이대로 괜찮을까? 


올해 3월 발표한 '2019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는 4.7건으로 통계작성이 시작된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합계 출산율은 0명대로,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보다 많은 ‘인구 데드 크로스’가 7개월 이상 지속 중임에도 불구하고, 젊은 층들 사이에서는 비혼, 비출산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출산율이 이대로 하락세를 탄다면 물질적 자원이 부족한 대한민국의 국가 경쟁력에도 당연히 영향을 미칠 것이다.


결혼을 행복으로 연결짓게 하기 위해선 국가 차원의 노력과 국가 구성원 모두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기혼자들의 자기 계발과 양육을 지원하고, 여성 인권 향상을 통해 여성들이 결혼과 출산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야 한다. 삶의 여러 형태를 존중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이야말로 U커브(여성의 사회 진출과 저출생의 그래프가 U자 형태를 이루는 것)를 이루어낼 방법의 하나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