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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배승현 기자
  • 기획
  • 입력 2020.06.15 11:21

(환경의 날 특집) 지구가 이상해요!

더 이상 춥지 않은 겨울, 괜찮은 건가요?
최근 높아지는 기온으로 인해 국내 곳곳에 해충들이 대거 발견되고 있다. 특히 북한산국립공원에 매미나방 애벌레가 창궐하여 사람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원래 월동 시기에 나방알이 많이 죽지만 날이 점점 더워짐에 따라 이들의 상당수가 생존했기 때문이다. 이 애벌레들은 나뭇잎을 쉬지 않고 먹어 식물들을 훼손할 뿐 아니라 나무 잎사귀에서 줄을 쳐 내려와 등산객들의 동행을 방해하는 등 큰 피해를 주고 있다.

지난겨울은 한반도뿐 아니라 만주와 시베리아 등 아시아 대륙 전체에 역대급 이상고온이 이어졌다. 우리나라는 기상관측 사상 가장 따뜻한 겨울이었다. 지구가 더워질수록 더 많은 나방과 해충들이 출현할 가능성이 크다. 올해는 매미나방뿐 아니라 밤나무삼누에나방, 붉은매미나방, 미국흰불나방 종류들의 밀도가 상당히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도 이동 중인 거대한 재앙
현재 지구에선 심각한 재난이 또 하나 진행 중이다. 수천만 마리의 ‘사막 메뚜기떼’가 아프리카를 황폐화하고 있다. 지난 2월 기준으로 유엔식량농업기구 추산 에티오피아, 소말리아, 케냐 등 아프리카 3개국을 덮친 메뚜기 수가 무려 4,000억 마리이다. 중동 남부를 거쳐 인도, 파키스탄까지 진출했고 최근 중국 쪽으로 이동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유엔식량농업기구는 “이 정도의 메뚜기떼는 현대에 전례가 없으며 성경에 기록된 규모의 재앙”이라고 밝혔다. 이 메뚜기떼는 아주 작은 무리로도 하루에 사람 3만 5,000명분의 음식을 먹어 치운다. 많은 연구자는 이 재앙이 머지않아 세계 식량 안보를 위협할 수준에 이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기후 변화가 불러온 해충들의 습격이다. 기상청은 2020년 올여름 평년보다 33도가 넘는 폭염이 두 배에 달하며 열대야는 2~3배 많을 것으로 예고했다. 해를 거듭날수록 높아지는 이상기온은 앞으로 더 큰 재앙들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우리나라 역시 지구온난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 국립기상과학원이 2018년에 발표한 ‘한반도 100년의 기후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0년간 한반도의 여름은 19일 길어졌고 겨울은 18일 짧아졌다. 평균 기온 또한 1.4℃ 상승했다. 1℃ 상승이 의미하는 바는 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연구에 의하면, 기온이 1℃ 오를 때 65세 이상 인구집단의 심혈관질환 사망률이 6% 증가했다고 한다.

지구온난화는 과일 재배 지도도 바꾸고 있다. 통계청의 ‘기후변화에 따른 주요 농작물 주산지 이동현황’을 보면 제주 토박이인 감귤은 몇 년 전부터 육지로 올라와 전남 고흥과 경남 통영, 진주에 새 터를 잡았다. 국민대표 과일인 사과는 재배 한계선이 북으로 이동하면서 21세기 말에는 강원도 일부에서만 재배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일
평소 냉장고는 60%만 채우기, 불필요한 조명 끄기, 알맞은 실내온도 유지하기, 분리수거 하기 등의 생활 습관을 잘 지켜내어 지구를 위해, 지구에 사는 모두를 위해, 그리고 나 자신을 위해 의식적으로 지구환경을 생각하고 실천해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