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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전선진
  • 기획
  • 입력 2020.05.12 15:47

트렌:스레이터 3화 - 패션으로 보는 트렌드

 

트렌:스레이터 (Trend+Translator)

트렌스레이터는 유행을 뜻하는 트렌드(Trend)와 번역가를 뜻하는 트랜스레이터(Translator)의 합성어로, 트렌드를 분석해주는 코너이다.

 

2020년을 아우를 패션은 무엇일까?

 

비건 패션

최근까지 꾸준히 주목받고 있는 것은 지속 가능한패션인 비건 패션이다. 윤리적인 소비·생산 과정에서 동물을 무차별적으로 희생시키지 않는 패션을 의미한다. 본래 비건이라 하면 채식주의자를 떠올리기 쉽지만 대표적인 비건 단체 비건 소사이어티는 비건에 대해 동물을 먹지 않는 것은 물론, 동물 실험을 한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것, 동물을 활용한 엔터테인먼트를 즐기지 않는 사람까지 포함한다고 밝혔다.

비건 패션이 탄생하게 된 계기는 모피나 패딩 충전재에 사용되는 각종 동물의 털과 같은 소재를 얻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윤리적인 사육 실태와 환경오염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비롯된다. 밍크코트 한 벌을 위해서는 평균적으로 5~60마리의 밍크가 희생된다고 한다. 이런 비건 패션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으며 유명 브랜드인 조르지오 아르마니, 캘빈 클라인, 구찌, 버버리, 지미추 등이 모피 사용을 중지하기로 선언했다. 세계 4대 패션위크 중 하나인 런던 패션위크에서도 모피는 퇴출됐다. 2000년 영국은 세계 최초로 모피 생산을 위한 동물 사육을 금지했으며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는 모피 판매 자체가 금지됐다.

이와 동시에 모피를 대체하기 위한 페이크 퍼, 에코 퍼 제품이 출시되며 인기를 끌었다. 페이크 퍼 뿐만 아니라 리사이클링한 재생 섬유로 만든 의류, 가방 등도 주목받기 시작했으며 프라다는 바다에서 수거한 플라스틱 등을 이용한 제품을 출시했다. 유명 셀러브리티나 연예인들이 착용하며 더욱 관심을 끌었다.

 

젠더 리스/젠더 뉴트럴

과거의 우리는 분홍은 여자색, 파랑은 남자색이라는 고정관념 속에 있었다. 하지만 최근 두 성 간의 경계선이 많이 흐려진 듯한 분위기가 사회 전반에 형성되었고, 이는 곧 패션에도 영향을 미쳤다.

디올은 런웨이 자체를 온통 핑크로 꾸몄고, 에르메스도 핑크를 잘 활용하여 컬렉션을 꾸몄다. 루이비통은 핫핑크의 셋업수트를 적극 활용했다. 원래 핑크는 힘찬색깔이라 남자아이를 위한 색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값싼 염색료가 등장하며 여성 마케팅으로 핑크가 활용되었다. 이 외에도 젠더리스룩을 연상시키는 종아리까지 오는 니트, 같은 재질을 사용한 남성용 코트와 여성 드레스 등이 서울패션위크 런웨이에 쏟아져 나왔다.

 

지속되는 뉴트로

기성세대와 현세대를 아우르는 뉴트로는 2019년에 이어 올해에도 꾸준히 지속되고 있다. 뉴트로의 또 다른 진화로 꼽히는 레이디 시크룩1980년대 유행했던 ()다이애나 왕세자비 스타일인 복고풍룩이다. 레이디 시크룩은 뉴욕, 런던, 밀라노, 파리 등 20204대 패션위크를 휩쓸었다. 벨트로 허리를 강조하는 테일러드 슈트룩부터 퍼프소매, 버블 드레스 등 80년대 유행했던 패션이 2020년 스타일로 재해석되어 인기를 누릴 전망이다.

또한 헤리티지에 대한 열풍도 예고되고 있다. 역사적 가치가 있는 유산이란 뜻을 지닌 헤리티지는 패션 브랜드 고유의 특성을 다시 살리거나 재해석하는 의미를 가진다. 향수를 자극함과 동시에 아날로그 감성으로 현세대를 자극하는 것이다. 이런 전략으로 1900년대 전성기를 느렸던 휠라와 챔피온 등이 부활했으며, 스포츠 브랜드인 프로스펙스는 전 제품에 옛 로고인 ‘F’를 다시 사용하기도 했다. 많은 브랜드가 자사 고유의 헤리티지에 여러가지 디테일을 추가한 것을 패션위크를 통해 선보였다. 휠라는 브랜드 고유의 스포티즘 헤리티지에 메탈릭, 컬러 블로킹 등을 더했으며, 빈폴은 한국적 클래식을 위해 브랜드 로고를 한글로 바꾸고 브랜드 오리지널리티를 재해석한 ‘890311’라인을 신설했다.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트렌드는 늘 돌고 돈다. 심지어는 소비자들 스스로가 다시 유행했으면 하는 트렌드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온라인 패션쇼를 열다.

코로나19로 인해 패션업계도 불황을 면치 못했다. 대부분의 원단 공장이 중국에 있는 탓에 물량 공급에 빨간 불이 켜진 것이다. 이런 사태 속에 현대백화점은 백화점 업계 처음으로 무 관중 패션소를 진행했다. 코로나19 여파로 피해를 입은 중소 패션 브랜드의 판매 지원을 위해서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4 25일 오후7시부터 3시간 동안 자사의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2020 디지털 라이브 패션쇼를 진행했다. 패션쇼에는 다양한 디자이너 브랜드 25개가 참여해 해당 브랜드의 디자이너가 직접 최신 패션 트렌드와 브랜드별 차별화 포인트를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패션의 이런 온라인 접근성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도 활발히 이루어졌다. 유튜브와 같은 스트리밍 플랫폼이 커지며 소비자들에게 높은 영향을 끼치는 인플루언서를 활용하는 것이 핵심 포인트가 되었다. 인플루언서가 자신의 채널에서 브랜드와 상품을 추천한 마케팅이 성행하며 인플루언서를 전문적으로 관리하고 콘텐츠를 개발하는 에이전시들이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