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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전선진 기자
  • 기획
  • 입력 2020.03.06 15:04
  • 수정 2020.04.03 02:59

트렌:스레이터 1화 - 컬러트렌드 : 클래식 블루의 향연

 

트렌:스레이터 (Trend+Translator)

트렌스레이터는 유행을 뜻하는 트렌드(Trend)와 번역가를 뜻하는 트랜스레이터(Translator)의 합성어로, 트렌드를 분석해주는 코너이다.

1화 컬러 트렌드 : 클래식 블루의 향연

 

넌 네가 입은 게 무엇인지도 모르고 있어. 그건 그냥 블루가 아니라 셀루리안 블루야.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속 패션 매거진 편집장 미란다(메릴 스트립)제 눈엔 패션이란게 다 비슷해 보인다고 말하는 신입 비서 앤디(앤 해서웨이)를 꾸짖는 장면이다.

이처럼 누군가에게는 할인매장의 스웨터 색깔에 불과한 블루는 입생로랑 같은 대단한 디자이너의 명품 컬렉션을 휩쓸고, 더 나아가 일자리와 억 소리 나는 수익을 창출한다. 이렇게 잘 나갈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트렌드를 따랐기 때문이다. 셀루리안 블루는 팬톤이 밀레니엄을 가장 잘 나타내는 색상으로 선정한 올해의 컬러였다.

 

그렇다면 전 세계를 아우르는 '올해의 컬러'라는 것을 발표하는 팬톤은 어떤 곳일까?

1963년에 창립한 팬톤은 컬러를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인식하여, 전 세계 어디에서나 통용될 수 있도록 컬러에 고유 번호를 붙여 팬톤 컬러 매칭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팬톤은 이 시스템을 통해 1만 개 이상의 색채 조합을 탄생시켰다.

팬톤 컬러는 종이, 플라스틱, 의류나 색조 화장품 등 재질을 가리지 않고 정확한 결괏값을 산출한다. 그 결과 매일 천만 명 이상의 디자이너와 제조 업체들이 오류 없이 업무를 진행할 수 있다. 팬톤 컬러는 패션계에서 하나의 언어가 되어 전 세계가 사용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팬톤은 셀루리안 블루를 필두로 2000년부터 올해의 컬러를 발표하고 있다. 올해의 컬러는 한 해의 트렌드를 선도하고 전략적 방향을 제시한다. 더불어 모든 사람이 컬러가 의미하는 바에 대하여 생각하도록 만든다.

팬톤 컬러 연구소는 올해의 컬러를 선정하기 위해 전 세계의 사회경제적 상황, 트렌드를 넘어 출시 예정인 모든 제품까지 연구한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대중의 요구를 읽는 일이다. 모든 올해의 컬러는 그 시대의 우리를 표현하기 때문이다. 한 예로, 2018년 컬러인 울트라 바이올렛은 우리가 상상력과 창의력이 필요한 시대에 살고 있음을 상징하며, 동시에 창조적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색채였다.

 

▲ 클래식 블루와 관련된 포스팅이 가득한 팬톤 공식 인스타그램 (출처 : 팬톤 인스타그램)

 

팬톤이 선정한 2020년도 컬러는 클래식 블루(Classic Blue:19-4052)’이다. 해 질 무렵의 하늘을 연상시키는 클래식 블루는 안도감을 준다. 팬톤 컬러 연구소 부사장인 로리 프레스맨은 "오늘날 전 세계 많은 이들은 늘 불안에 떨며 살아간다. 황혼의 하늘이 그런 사람들에게 안도감과 자신감 그리고 연대의 감정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팬톤이 제시한 올해의 색은 매년 다양한 상품의 포인트로 활용되어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패션, 소품, 인쇄 및 출판, 인테리어까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심지어는 헤어 염색 컬러로 활용되기도 한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애쉬블루 컬러의 염색도 이 영향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많은 기업이 트렌드에 맞춰 클래식 블루를 기반으로 한 마케팅과 상품을 잔뜩 쏟아내고 있다. 소셜 네트워크에는 이미 ‘올해의 컬러를 만끽할 수 있는 '클래식 블루 여행지’, ‘클래식 블루 활용하는 방법’, ‘클래식 블루 네일아트’, ‘올해의 컬러 메이크업’ 등과 같은 포스팅이 즐비하다.

유행만 좇는 듯한 바보 같은 느낌이 들 수도 있겠지만, 성행 중인 올해가 아니라면 이 컬러를 동반한 많은 제품은 보기 힘들 것이다. 트렌드의 흐름에 녹아들어 클래식 블루를 만끽해보면서, 내년의 컬러는 우리에게 또 어떤 의미를 가져다줄지 기대해 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