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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동욱, 배승현 기자
  • 대학
  • 입력 2019.11.30 06:41
  • 수정 2020.03.09 21:24

재학생 10명 중 8명, “족보는 시험 결과에 영향 미쳐”

기말고사를 앞두고 족보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지난 중간고사 기간에는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의 A 학과 게시판에 족보 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글이 게시되면서 논란의 파장이 커졌다. 

제보자는 “특정 교수가 족보 그대로 오탈자까지 똑같이 출제하는 경우가 있다”며 “실제 어떤 과목은 지난 해 중간고사 문제가 올해 중간고사 문제로 거의 유사하게 출제 됐다”고 밝혔다. 이어 “학생들은 족보를 없애고 교수님들이 매해 시험문제를 바꿔서 출제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본지는 이 문제에 대해 해당 학과 학과장에게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입장을 밝히기 곤란하다는 답변을 들었다. 우선 학생들이 족보 문제를 얼마나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한 실태 조사에 나섰다.

 

본교 재학생 135명 대상 설문조사 실시

본지는 재학생 135명을 대상으로 시험기간 공유되는 족보에 대한 인식조사를 진행한 결과, 재학생 10명 중 8명은 시험기간 공유되는 족보가 시험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항목별로 ‘시험기간 공유되는 족보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십니까?’라는 물음에 응답자 54%(73명)가 족보를 알고 있다고 답했다. 학년별로 비교해보면 3학년이 전체 62.9%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2학년(57.7%) △4학년(55%) △5학년(50%) △1학년(44%) 순서로 이어졌다.

‘시험기간 족보를 받아본 경험’에 대해 응답자 55.8%(63명)가 받아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족보를 받은 경로는 △선배(59.8%, 복수응답) △친구(36.8%) △조교 및 교수(2.3%) △온라인 구입 및 공유(1.1%) 순으로 나타났다.

‘족보가 학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응답자 80%(108명)가 학점에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했으며, △매우 높음(47.8%) △높음(32.7%)으로 나타났다.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의견은 6.2%(8명)에 그쳤다. 이에 대해 단과대학별로 1~5점 척도(1점 ‘매우 낮음’, 5점 ‘매우 높음’)로 확인한 결과 의과대학이 4.8점으로 최고점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평균보다 0.6점 높은 수치이다. △소프트웨어대학(4.75점) △공과대학(4.41점) △문리과대학(4.32점)으로 뒤이었으며 보건의료융합대학이 3.89점으로 가장 낮았다.

‘족보가 시험의 공정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응답자 80%(108명)가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으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의견은 8.2%(11명)에 그쳤다. 항목별로 △매우 높음(58.5%) △영향을 미침(21.5%) △보통(11.9%) △낮음(5.2%) △매우 낮음(3%) 순이다. 소프트웨어대학이 4.75점으로 가장 높았으며 △의과대학(4.7점) △공과대학(4.59점) △BNIT융합대학(4.36점) 순으로 이어졌다. 사회과학대학과 보건의료융합대학은 4.11점으로 최저점을 기록했다.

시험기간 공유되는 족보에 대해 A 학우는 “족보를 공유해 시험을 치는 것은 공평성에 어긋난다”며, “족보가 있다면 기출문제 식으로 모두가 볼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B 학우는 “족보가 횡행하는 건 교수가 매년 같은 문제를 출제하기 때문이다”며 “이런 행위 자체가 일종의 직무유기”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