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에 나이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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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에 나이가 있나요?"
  • 지강원·GUAN YUEXI 기자
  • 승인 2019.11.30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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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大담③ - 박은경, 송춘복 학생
▲ 왼쪽부터 박은경(소비자가족상담·17) 학생, 송춘복(인문문화융합학부·17) 학생

대학은 배움을 원하는 누구에게나 열린 평생교육의 장이다. 비교적 늦은 나이지만 학부생으로 출발해 이십대 못지 않은 꿈을 품고서 공부하는 만학도에게도 마찬가지다. 우리 대학에서는 박은경, 송춘복 학생이 이름난 만학도다. 본지는 두 사람이 젊은 세대의 학생을 비롯해 늦은 나이에 수학을 결심한 여러 만학도의 학구열을 고취해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서 대담을 진행했다. -편집자 주

 

 

대학 공부는 내가 누군지 깨닫는 과정

아이에게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소비자가족학과 17학번 박은경이고, 올해 51세다.

 

언제 처음 우리 대학을 알게 되었는지?

2016년에 사회복지학과를 전공하려고 학교를 알아보고 있었다. 우리 학교의 가족상담하고 소비자가 붙어 있는 학부를 발견했고 관심이 생겼다. 그래서 우리학교에 대해서 더 집중적으로 알아보고 우리 학교를 선택하게 되었다.

 

우리 대학을 선택한 특별한 계기가 있는지?

가정을 이루고 살면서 가정에 필요한 게 많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가정이란 그냥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고 조금씩 이루어 가면 된다고 생각했다. 현실은 다르다. 살아 보니까 가정을 이루어서 행복을 추구하려는 부분, 또한 경제적인 부분은 뗄 수 없기 때문에 우리 학교의 가정과 소비자가 붙어 있는 학과의 매력을 느꼈다. 그리고 내가 가정을 꾸리는데도 엄마로서 아내로서 자격이 부족하다는 부분을 많이 느꼈다.

나는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은데 생각만큼 가정 속에서 행복을 많이 느끼지 못했던 것 같다. 부모의 자녀인 나도 이제 부모가 되었는데 가정을 어떻게 꾸리고 자녀를 어떻게 키우라 그런 말씀을 해주시는 분은 없었다. 사람이 태어나고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도 좋지만 가정을 이끌어나갈 때 어른으로서 가져야 할 자질, 그리고 자녀를 어떻게 키우어야 되는지 배워야 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생활 속에 빠질 수 없는 것이 소비이며 가정을 꾸리는 데 재무관리나 자아정체성에 대한 개념을 가지고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 학부는 어쩌면 이 사회에서 가정을 다시 세우고 지켜 나갈 수 있는, 학문으로 표현되는 유일한 통로라는 생각을 해본다. 가정 안에서 각자의 주체성을 찾고 서로 더불어 살아갈 때 생길 수 있는 여러 변수를 다양한 각도로 조명해 보며 해결책에 가장 가까운 접근법을 알려주기 때문에 위기 가정에도 그리고 개인 위기가 닥쳐왔을 때도 스스로를 인도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우리 학교를 선택했고 이 전공을 공부하게 되었다.

 

대학에 오기 전에는 어떤 일을 했는지?

다양한 일을 했다. 마지막에는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따고 간호조무사로 만 2년간 병원에서 근무했다. 학교에 합격했으니까 일을 그만두고 학교로 왔다.

 

대학에 다니고 있는 사실을 알고 있는 가족이나 지인들의 반응은?

“그 나이에 힘들게 무슨 공부를 하려고 하는냐?”라고 말하는 분이 있었다. “과연 끝까지 할까?”라는 말도 들었다. 친한 동생이 하나 있는데, “언니는 나한테 인상의 멘토다”라고 항상 힘을 주고 있어서 그나마 많은 용기를 얻는다.

 

보통의 학부생보다 늦게 학업을 시작했는데 수업을 듣거나 과제할 때 힘들지는 않는지?

젊은 층이 워낙 미디어에 능숙한 편이라 따라가기 벅찰 때도 있었다. 그런 부분이 있으면, 만약에 조별 과제를 한다든지 여러가지 상황이 생기면 어려운 점은 솔직하게 얘기하고 양해도 구한다.  그 대신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는 최대한 동참을 하며 맞추어 나가고, 상부상조 하면서 서로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대학이라는 과정을 통해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이루고 싶은 것은 정말 많다. 먼저 내가 누군지, 나를 찾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매 학기 공부를 마칠 때마다 내가 누군지 깨닫기 시작한다. 그리고 점점 나를 찾아가고 있는 것을 느낀다. 

두 번째는 나는 계속 일을 할 사람이기 때문에 앞으로 더 전문적인 일을 갖고서 사회에서 살아가고 싶다. 

세 번째는 나를 엄마로 만들어준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으로 살아 가고 싶다. 나는 딸이 둘 있다. 살다보면 우리 딸들에게도 어렵고 힘든 부분이 충분히 생길 수 있는데 엄마를 생각하면서 그 부분을 극복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마지막으로 내가 정말 이루고 싶은 것은 노래를 부르는 것이다. 그래서 교양과목으로 합창을 선택해서 열심히 배우고 있다. 음악을 할 때면 기분이 매우 좋아지고 내가 살아 있음을 느꼈다. 졸업을 하고 사회에 나가도 합창단에 들어가 세계를 다니며 공연을 하고 싶다.

 

 

임진왜란 김해성 전투 실린 역사책 찾기 어려워

김해향촌사를 연구해 역사 지키는데 힘쓸 것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인문문화융합학부 17학번으로, 올해 나이 만 65세고, 이름은 송춘복이다.

 

어떻게 우리 대학을 알게 되었나?

원래 김해에서 태어났다. 지금은 부산에서 생활하는데 부산과 가까운 거리인 내 고향 김해를 늘 생각하고 있었다. 언제라도 다시 학업을 계속한다면 인제대학교에 입학 할 생각을 진작에 가지고 있었다.

 

대학에 입학한 계기는?

내가 부산에 있어도 늘 김해향촌사에 관심이 있었다. 그래서 공부를 하게 되면 꼭 김해향촌사를 연구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관련된 대학이 김해에 소재한 인제대학교 밖에 없었다. 과거 김해향촌사에 대한 연구를 내 나름대로 하게 되면서 〈경남향토사〉에 글을 몇 편 썼다. 내용은 괜찮은데 학벌도 없는 사람이 이런 글을 쓴다는 애기를 가끔 뒤에서 들었다. 자존심이 상했다. 혼자서 공부하고 연구하는 건 별 효과가 없었고, 또 체계적인 글도 쓰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꼭 대학을 다녀야 되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대학에 오기 전에는 어떤 일을 했었나?

젊었을 때는 주로 공인중개사 일을 했다. 뿐만 아니라 다른 일들도 병행했었다. 공인중개사들을 위한 강의도 오래 해왔고 동네 사무소나 구청에서 어린이들을 모아 한자를 오래 가르쳐 왔다. 지금도 구청에서 시행하는 독서대학이나 이런 곳에 계절마다 출강하고 있다. 

 

대학에 다닌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가족이나 지인들의 반응은?

자식이 3명 있는데 아버지가 대학교 간다고 하니까 엄청 좋아했다. 사실은 그동안 공부를 계속하기가 어려웠지만, 공부를 너무 하고 싶어하니까 우리 집사람이 학교를 가도록 종용했다. 물론 나도 가고 싶었지만 가장으로서 학교를 다니겠다는 결심이 쉽지 않았다. 막상 학교를 다니고 나서는 친구들, 지인들 모두가 격려를 해주고 좋아한다.

 

혼자 공부하는 것과 대학에서 공부하는 것에 차이가 있다면?

대학에서 배우는 역사와 관련된 공부들이 제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예전에 향토사지에 썼던 글들이 부끄러울 정도다. 김해 역사에 대해 관심을 갖는 사람이 많지 않다. 시청이나 도서관을 찾아봐도 관련 자료가 별로 없다. 체계적인 논문을 쓰고 싶다. 현재 대학원 진학을 위해 원서를 접수해 놓은 상태다. 

 

수업을 듣거나 과제할 때 힘들지는 않는지?

엄청 힘들다. 합격 했을 때는 가족들과 친구들을 불러놓고 잔치를 열었을 정도로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염려도 있었다. 나는 괜찮은데, 20대 학생들이 나와 같이 교실에 앉아 있는 것이 얼마나 불편할까. 또 교수님들이 나이 많은 사람이 앉아 있으면 말을 하는 것도 조심스럽고 얼마나 힘들겠나 싶어서 이게 옳은 일인지에 대해 부담과 걱정이 있었다. 

 

이런 대학생활의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나이가 있다 보니까 젊은 학생들보다는 인생살이에 대해 조금 더 안다. 그리고 학과가 인문문화융합학부다 보니까 그동안의 경험이 큰 보탬이 된다. 그래서 제 나름대로 옆자리 학우에게 상담을 해주면서 또 사탕을 줘가면서 잘 어울리기 위해 노력했다. 지금은 학우들과 잘 지내고 있다.

 

대학이라는 과정을 통해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조선시대사 중에서 특히 임진왜란은 우리 민족에게 가장 큰 사건이었다. 우리 역사를 찾아보면 임진왜란 김해성 전투에서 천 명도 안되는 선비들과 성 안의 주민들이 만 천명의 왜적을 상대로 나흘간 버텄다. 그때 수장은 도망가고 없었다. 엄청난 역사적 사실이지만 교과서 어디에도 이런 얘기가 없다. 이 일을 내가 하고 싶다. 대한민국에서 사라져서는 안 되는 역사를 어떤 식으로든 지키고 기록하기 위해 논문 한 편이라도 제대로 쓰려고 한다.

 

대학 구성원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만시지탄(晩時之歎)이라는 말이 있다. 뒤늦게 후회하지 말고 제발 제 때 공부를 마쳐야한다. 제 나이가 되면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젊은 나이에 공부를 열심히 해주기 바란다. 나처럼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늦은 나이에 공부를 하는 학생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각자가 어떤 삶에 있어서 공부가 필요한 사람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다. 어쨌거나 지금 우리 세대는 공부를 많이 못한 세대였다. 반면에 지금의 젊은 세대는 대부분 대학이라는 과정을 이수한다. 그러니까 지금의 젊은 세대가 부모 세대보다 똑똑하다고 생각한다. 부모가 한 마디라도 자식에게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해주려면 꾸준히 공부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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