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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인제미디어센터
  • 사설
  • 입력 2019.10.07 12:48
  • 수정 2021.03.12 11:25

(사설) 우리 대학, 지역과 상생하는 길로 가야

우리 대학은 지역과 상생하는 발전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대내외로 닥친 위기를 지역사회와 함께 극복해야한다고 인식해서다. 총장이 신설하려고 하는 대외·산학협력부총장 직제는 지역사회와 연계를 강화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또한 임기 내 500억 원의 기금을 확보하겠다는 말은 대학의 등록금 의존율을 낮추겠다는 의지로 볼 수 있다. 이달 초 김해시와 손잡고 ‘미래전략기획단’을 출범하여 미래 먹거리 산업을 함께 준비하려는 모습은 지금까지 쌓아온 지역사회와의 교류에 대한 관심을 실행으로 옮기려는 시도다.

오늘날의 대학에게는 세상과 동떨어진 장소임을 암시하는 ‘진리의 상아탑’이라는 별명이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오히려 지역사회를 향해 적극적으로 문을 열어야 한다. 지방 사립대의 경우 순수학문만을 추구하기에는 처지가 그리 녹록치 못하다. 보다 현실적인 대안은 대학이 학생 개인과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이로부터 대학의 의미와 수요를 창출하는 것이다.

우선 학생을 위해 봉사하는 길로는 학생주도적인 학습 환경과 교육 여건을 마련하는 일을 들 수 있다. 교수에게 듣는 일방적인 강의 구조는 인터넷 강의로 얼마든지 대체 가능하다. 그보다는 학생이 교수와 함께, 또는 학생이 서로 간에 상호작용하는 장이 필요하다. 도서관 열람실과 같은 공간뿐만이 아니라 아이디어를 콘텐츠로 승화시키는 힘을 기르도록 학생이 활동할 수 있는 창작공간이 확보돼야 한다. 

하지만 우리 대학에는 학생이 주체적으로 학습하거나 창작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 이러한 대학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는 본교가 참여하고 있는 300억 규모의 ‘삼방동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관심을 갖고 주도적으로 참여해 학생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가야 한다.

또한 지역민에 대한 봉사를 통해 대학에 대한 관심을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 대학의 도서관이나 강의실 등의 인프라를 지역민에게 개방하여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역민에게 평생교육에 대한 이해를 돕고 교양교육 시스템을 지역민 누구나 접근할 수 있도록 구축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대학에 대한 수요와 관심이 지역민 사이에서 커진다면 대학은 취업시장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될 것이다. 

단순히 우리 대학의 생존을 위한 노력만은 아니다. 어떻게 하면 대학과 지역사회라는 거대한 유기체가 장기적으로 공존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 대학과 지역의 상황이 모두 어려운 만큼 각자도생만으로는 부족하다. 대학과 지역의 적극적인 협력으로 새로운 대학문화와 지역문화를 모색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