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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인제미디어센터
  • 사설
  • 입력 2019.09.10 09:22
  • 수정 2021.03.12 11:27

(사설) 인당관에 전달된 축하 화환에 담긴 뜻

1학기 내내 굳게 닫혀 있던 인당관 12층 총장실이 새로운 주인을 맞았다. 방학 중 치러진 선거와 이사회의 의결 절차를 거쳐 나노융합공학부 전민현 교수가 제8대 총장으로 임명되었다. 긴 여정이었다. 

지난 해 5월 이후 우리 대학은 일찍이 대학 역사에 없던 새로운 실험을 거듭해왔다. 1년 남짓한 사이에 총장 선출을 위한 선거를 세 번 반복하였고, 학교의 수장은 다섯 번 바뀌었다. 제6대 총장이 재선을 위해 출마하면서 교학부총장 대행체제로, 교학부총장이 두 번째 선거에 출마하면서 다시 의무부총장 대행체재로, 지난해 12월 취임한 제7대 총장이 세 달 만에 의원면직됨으로써 또 다시 교학부총장 대행체재로 이어졌다. 그리고 마침내 9월 1일자로 제8대 전민현 총장이 선출되었다. 

1년 남짓 동안의 실험을 통해 얻은 수확이 없지는 않을 터이다. 세 번의 선거를 치르는 동안 20명이 넘는 후보들이 다듬어 발표한 공약들은 우리 대학의 미래 자산으로 남을 것이다. 하지만 총장 선출 절차를 둘러싼 소모적인 논쟁과 어느 편인지를 묻는 거듭된 질문은 어쩔 수 없이 우리 대학 구성원들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남겼다. 우리 대학의 파벌 문제는 지역 언론사들조차 즐겨 다루는 뉴스거리가 되었다. 때를 놓친 후보 검증으로 지난 시행착오를 반복 재생하려는 조짐마저 보인다.  

지난 4일 인당관 입구에는 “인제가족 구성원들께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나붙었다. 총학생회장 명의의 대자보에는 더 이상 ‘어른들의 정치질’에 학생들을 희생양으로 삼지 말아달라는 요청과 함께, 신임 총장 선출 과정에서 반복된 파벌 싸움을 끝내고 “하나 된 인제인의 힘으로 대학의 앞날을 생각하자”는 바램이 담겼다. 대자보 앞에는 신임 총장 축하 화환 하나가 함께 놓였다. 지난 세 번의 선거는 이사회와 교수들이 주도했지만 선거를 치르는 동안 가장 큰 피해자는 우리 학생들이었음을 기억하자. 

갈 길은 멀고, 짐은 무겁다. 우리 모두가 함께 가야할 길이고, 나누어 져할 짐이다. 신임 총장의 새로운 리더십으로 학교 구성원들이 서로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다시 신발끈을 동여매는 새 학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