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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전선진 기자
  • 칼럼
  • 입력 2019.09.10 16:30
  • 수정 2021.03.12 11:27

(기자칼럼) 웹진 개편의 변

지난 개교 40주년 특별호에서 예고한대로 이번 호부터 인제대신문을 웹진으로 발행한다. 대학 구성원 일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급변하는 미디어환경과 구독자 수의 급감에 대응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대학언론으로서 갱생하기 위한 절박한 고민의 결과이자 그동안 여러 어려움을 겪었던 본지의 자구책이기도 하다.

과거 학생운동 시절, 학보는 학내 구성원을 잇는 활발한 소통창구였다. 하지만 지금의 학생들에게는 취업과 진로, 자격증 취득과 같은 자기 계발과 관련된 일이 주요 관심사다. 공동체보다는 개인의 삶이 우선시되는 풍조에서 그간 학내 문제를 다루던 학보사 기자들에게 깊은 고민이 생겼다. 

적지 않은 예산을 들여 신문을 인쇄하는데도 학생들이 학보를 읽지 않는다. 과거 1만 학우를 위해 1만 부의 신문을 발행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급감하는 구독자 수에 따라 발행부수를 줄였다. 지난 학기에는 최소부수(4천 부)만을 발행했는데도 평균 3분의 1 정도가 회수되었다. 

본교 구성원 수가 1만 2천 여 명임을 고려할 때 대여섯 사람 중 한 명이 보는 꼴이다. 사실 이마저도 장담할 수 없는 수치다. 실험실용 깔개, 라면 받침대, 비오는 날 우산 등 종이신문이 다양한 용도로 활용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구독자 수는 이보다 더 적을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학생기자 지원자 수도 줄어드는 추세다. 모집공고를 띄울 때 학생기자 재직 시 얻을 수 있는 여러 경험과 복지 혜택을 강조하지만 학업을 병행해야하는 학보사 생활이 견디기 버거운지 중도 탈락하는 인원이 속출한다. 결국 기자 한 명당 맡아야 하는 기사 수가 많아지고 양질의 기사를 내보내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이 상황이 매 학기마다 반복된다. 

대학언론이 어렵다는 말은 오래 전부터 회자됐다. 다른 대학들의 상황도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본지는 이런 대학언론의 위기 속에서 보다 더 현실적이고 지속가능한 대안을 찾고 싶었다. 

그 첫 시도로 이번 호부터 종이신문에서 웹진으로 발행 형태를 바꿨다. 단지 종이신문이 구시대적인 산물이라서 바꾼 것은 아니다. 종이신문은 학생들이 다니는 각 동 현관에 비치된다는 점에서 분명 웹진이 갖지 못한 장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대로 적은 인원의 기자들로 신문을 가득 채워야하는 일은 벅차다. 텍스트로 가득한 글을 읽어야 하는 어려움은 독자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웹진의 경우 편집이 유연해 일부러 글을 길게 쓸 필요가 없다. 이번 호에서는 기사의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기사의 분량을 적정한 수준으로 유지하고 사진과 동영상 등의 시각적 요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노력했다.

구독자의 범위를 확대하고 다양화 할 수 있다는 것도 웹진만이 가지는 큰 미덕이다. 지금까지 인제대신문을 구독할 수 없었던 의과대학과 5개 백병원, 동문회와 지역사회까지 웹진의 보급 범위을 확대해 갈 예정이다. 웹진으로의 발행 형태 전환은 올해부터 2023년까지 추진되는 인제삼방도시재생뉴딜사업의 일환인 ‘인제삼방신문사 및 방송국’의 주관 부서로서의 역할을 다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기도 하다. 

이러한 변화가 구성원들에게 낯선 모습일 수는 있겠지만 대학언론의 본질이 변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학내의 여러 이슈들을 다루고 대학과 지역의 연결고리를 발견하기 위해 고군분투할 것이다. 시류에 따라 임시방편의 변화를 꾀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매체로 발돋움하기 위한 대안을 찾을 것이다.

인제대신문 창간 40주년을 앞두고 시도하는 발행 형태의 변화에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가 있음도 잘 알고 있다. 지금은 인제대신문의 과도기이자 변화의 기회이기도 하다.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하지만, 주저앉아있을 수만은 없다. ‘읽히는 신문’이 되기 위한 시도의 첫 걸음을 내딛었으니 구성원 여러분께 아낌없는 조언과 응원을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