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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지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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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6.24 17:39
  • 수정 2019.06.25 14:24

[시냅스] 영화 '우상'

우리는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가 바라보는 세계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지체장애인 아들 부남을 기르며 철물점을 운영하는 평범한 아버지 유중식(설경규), 청렴한 도덕성으로 서민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정치인 구명회(한석규).

서로 절대 만날 것 같지 않은 두 층의 부류가 구명회의 아들이 저지른 교통사고로 만나게 된다. 한쪽은 피해자의 아버지로 또 다른 한쪽은 가해자의 아버지로. 

 

“가장 큰 사람의 목을 따야 해”

아들의 사고로 자신의 정치적 위상에 큰 타격을 입은 구명회는 아들을 자수시키고, 권력과 돈으로 교통사고를 무마하려고 한다. 반면 사고 당시 아들의 행적을 이해할 수 없고, 아들과 함께 동승했지만 사라져 버린 며느리 최련화(천우희)를 찾기 위해 경찰에 도움을 청한다.

하지만 지체 장애인의 아들을 가진 그의 말을 들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오히려 주변 사람들은 중식의 아들이 구명회의 정치 인생을 망쳤다고 비난하며 집단 이기주의 현상을 보인다. 어쩔 수 없이 아들의 죽음에 관한 비밀을 밝히기 위해 중식은 홀로 사고를 파헤치기 시작한다.

그 둘의 갈등은 교통사고 당사자이자 유일한 목격자인 아들의 아내이자 며느리인 조선족 여성 련화의 등장으로 고조된다. 련화의 등장이 자신의 정치 인생의 위협이 될 것임을 직감한 구명회는 직접 사건에 가담하면서 자신의 손을 더럽히기 시작한다. 그렇게 끝날 것 같지 않은 둘의 대립은 자신의 며느리인 련화를 지키기 위한 중식의 일방적인 ‘멈춤’으로 끝나게 된다.

이런 중식에게 명회는 자신의 도지사 선거홍보를 도와줄 것을 요청하고, 중식은 자기 자식을 죽인 가해자임에도 불구하고 련화를 도와준 명회의 선거에 적극 동참한다. 그렇게 이야기는 막을 내린 듯 했지만, 이후 련화에 의해 아들의 죽음에 대한 비밀이 밝혀지게 된다.

이로 인해 또 다른 갈등이 시작되고, 이야기는 다른 국면으로 향하게 된다. 이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삼각관계는 어떻게 끝을 맺을까? 그리고 과연 중식은 어떤 선택을 할까...

 

“왜 우상일까?”

우상이란 맹목적인 인기를 끌거나, 숭배되는 대상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또는 인위적으로 만들어 신처럼 떠받드는 신의 형상을 뜻한다. 이 영화에서 다루는 우상은 꿈이나 신념 같은 것이 너무 맹목적이게 되면 정말 무섭게 변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캐릭터를 정치인, 철물점 주인, 지체 장애인 아들 그리고 조선족 여성등 다양한 계층에서 구성했다는 것도 흥미롭다. 그 역할을 국민배우 한석규, 설경규 그리고 ‘곡성’에서 뛰어난 연기를 보여준 천우희가 함께 뭉쳤다는 점도, 영화를 봐야 할 요소가 되기에 충분하다. 지금까지 극장에서 봤던 것과는 색다른 스릴러와 연출을 보고 싶다면, 극장에 들러 만끽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