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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인제대신문
  • 사설
  • 입력 2019.06.24 15:44
  • 수정 2021.03.12 11:33

[사설] ‘즈문둥이’와 더불어 시작하는 슬기로운 대학생활

새로운 천년이 시작되던 순간의 열기를 기억한다. 때로 민심을 흉흉하게 만들었던 세기말의 종말론을 떨쳐내고 새 천년이 밝아왔을 때 지구촌은 흥분의 도가니에 휩싸였다. 이 흥분은 내리막으로 치닫던 인구 그래프조차 반등시켜 직전 연도보다 2만 명이 많은 63만 여 명이 이 해에 태어났다. ‘즈문둥이’라고 불리던 이들이 대학생활을 시작했다. 바로 2019학번 새내기들이다.

3 또는 4로 시작하는 주민번호 뒷자리를 달고 막 대학에 입학한 이들에 대한 관심은 높다. 모 일간지에서는 ‘2000년생이 온다’ 시리즈를 시작하면서, 이들에게 ‘공정 세대’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계층 이동이 힘겨워진 현실을 받아들이고 소박한 인생을 추구하며 ‘수저계급론’처럼 거대한 사회 이슈에는 크게 분노하지 않지만, 자신과 관련이 있는 공정성 문제에는 예민하게 반응한다는 이유에서이다. 경제발전의 성과를 누렸으면서도 기존 질서에 반항했던 ‘X세대’ 부모들과 여러 모로 대조를 이루는 세대인 셈이다. 

2000년 이후에 출생한 세대들이 올해를 시작으로 차례차례 대학에 입학하고 주류를 형성하면서 대학 문화는 다시 한 번 변화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섣부르게 예단하고 편견을 갖기에 앞서 우리 대학 구성원들이 이들을 맞이할 준비가 얼마나 돼 있는지 스스로 돌아볼 때다. 즈문둥이들이 자신의 재능과 꿈을 한껏 펼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이들과 더불어 새로운 대학 문화를 만들어나갈 의지를 지닐 때라야 비로소 우리들의 ‘슬기로운 대학생활’이 시작될 터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