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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유경 편집국장
  • 칼럼
  • 입력 2019.06.24 15:42
  • 수정 2021.03.12 11:33

[기자칼럼] 개강호를 펴내며

새해가 밝으며 인제대신문사 역시 창간 39주년의 해를 맞이하게 됐다. 언제부터였는지는 모르겠으나, 신문사는 매 학기, 매 년 정간위기에 시달리고 있다. 그건 이번 해도 마찬가지였다. 기존 기자들의 졸업 등으로 인한 부재와 부족한 신임기자, 그리고 그들을 교육할 제대로 된 인수인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39주년을 맞으면서도 늘 처음 시작하듯 텅 비어있다. 매번 아무 것도 없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기란 많은 용기를 필요로 하는 막막하고도 아득한 일이다. 

특히나 ‘교내 유일의 언론’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학보사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기성 신문매체와는 다른 해당 학보사만의 특색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언론 기구로써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수신인인 독자가 보다 정확한 정보를 받아들일 수 있고, 올바른 판단과 여론을 형성할 수 있도록 기자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 객관적이고 정직해야하며, 꼼꼼하고도 의심이 많아야 하는데, 이는 실로 매번 모든 것을 처음 시작하는 학생 신분인 기자들에게 어려운 문제였다. 

또한 전반적인 환경 역시 좋지 않아 제작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내부에서 진행되는 교육만으로는 전문적인 기사를 쓸 수 있을 정도로 수준을 끌어올리는 것에 한계가 있었다. 겨우 실무와 교육을 병행하여 기본기를 갖추고 나면 또 다시 새로운 해가 시작되고, 적은 인원으로 신문사의 존속을 위해 고생했던 기자들은 환경적 개선이나 발전이 없음에 실망하여 나가기를 반복하는 추세다. 

이러한 상황에서 임하게 된 편집국장의 자리는 무거웠다. 시기를 놓친 신임기자 모집부터 급하게 진행해야 했고, 개강호 시기를 맞추기 위해 교육과 실무를 병행해야 했다. 최소한의 환경 개선이 시급했고, 부족한 교육을 위해 직접 국, 팀장들이 추가로 독학하여 교육을 진행했다. 고민할 것도 많았으나, 우선은 기본부터 채워야 했기에 고민할 틈도 없이 마음이 급했다. 추운 겨울, 방학 중임에도 먼 거리를 오가며 바쁘게 출근을 해야 했던 기자들의 고생은 말할 것도 없다.  

모든 일에는 시작이 있고, 처음이기에 어렵다고는 하지만 늘 따라붙는 인력난과 열악한 환경, 그에 늘 자기 몫 이상을 해야 하는 기자와 팀장들, 그들을 책임지고 이끌어야 하는 국장의 자리까지. 개선이 이루어진다면 훨씬 나아질 여건임에도 이루어지지 않아 막막함이 더해진다. 매해 같은 상황임에도 이 모든 것들을 책임질 사람을 찾는 것 또한 힘든 일이며, 찾지 못한다면 결국 정간 위기에 처해야 하는 것이 신문사의 현실이다. 오죽하면 매해 편집국장들의 목표가 ‘정간시키지 않는 것’이겠는가.

개강호를 펴내며 이 모든 상황에 직면했을 때, 이 학보사를 이끌어가야 할 편집국장으로써의 역할은 이곳을 지키고 있고, 지키게 될 신임 기자들에게 보다 더 좋은 여건과 안정된 틀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저 사라지지 않게 붙잡고 있는 것만이 아닌 발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주어야 미래를 바랄 수 있을 것이고, 그 기반을 위해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 변함없는 생각이다. 아마 이 생각은 임기가 끝나 학보사를 떠나게 될 때에도 당부처럼 전하게 되지 않을까 한다.

아무것도 없던 이곳에서 무사히 발행시킨 개강호는 보다 뜻깊다. 많은 걱정과 우려 속에 첫발을 겨우 내딛은 만큼 앞으로 개선해야할 것도, 변화시켜야 할 것도 무수히 많을 것이다. 그 모든 고비들에 항상 정답만 고를 거라고 맹세할 순 없으나, 그렇지 못한다면 적어도 가장 최선의 선택지를 잡을 수 있도록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하겠다고 다짐한다. 이 모든 과정에 내부적인 노력은 물론, 학교 측의 지원을 통한 환경 개선, 보다 중요한 수신인인 인제대 구성원들의 관심과 협조가 절실하다. 오랜 시간 이어온 인제대신문사의 이름이 지워지지 않길 바라며, 이를 위해 노력하게 될 현 기자들에게 격려와 애정, 그리고 깊은 감사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