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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안태선 기자
  • 대학
  • 입력 2019.06.24 15:15

사상을 등에 업은 새로운 ‘꼰대’의 등장

나이가 아닌 우월감으로부터 비롯돼
소수자의 입장을 냉소적으로 비판하는 단어로 변질
의견에 동조하지 않으면 매도

꼰대라고 하시면 어떤 생각이 드시는가. 통상적으로 나이 어린 신입사원에게 자신의 말이 무조건 옳다며, 은연중에 갑질을 일삼는 직장 상사가 떠오를 것이다. 꼰대라는 것은 분명 커다란 사회적 현상이었지만 미시적으로 살펴보면 이는 개인과 개인 간의 갈등에 국한되어 있었을 뿐이다.

하지만 이제 꼰대라는 것은 나이와 직장에서의 지위차이에서만 기인하지 않는다. 누구나 꼰대가 될 수 있고, 심지어 그들은 진보적인 사상으로 무장하고 있다. 그들의 꼰대질은 채식주의나 페미니즘, 동물보호, LGBT와 같은 진보적인 사상으로부터 시작된다. 열등한 사람을 올바른 길로 이끌려는 선민사상이 새로운 꼰대들의 정신적 뿌리이다. 그러한 사상들이 선천적으로 해악한 사상들은 아니지만, 자기 자신을 이러한 사상을 신봉하는 특별한 인간이라고 생각하고, 그에 미치지 못하는 사람들을 구제받아야 할 열등한 대상으로 생각하는 데에서 문제가 기인한다.

국내에는 정치적올바름(PC:Political Coreectness)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으며 해외에서는 SJW(Social Justice Warrior)라는 약자로 정의된다. 근래에는 주류집단과 소수자집단 사이의 논쟁적인 의미로서 사용되었다. 이러한 정치적 올바름의 논쟁범위에는 위 열거된 채식주의, 페미니즘 이외에도 소수자정책과 성정체성에 관한 것 등이 포함된다. 현재에는 소수자집단의 이익을 정당화하는 것이 무조건적으로 올바르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냉소적으로 비판하는 의미로서 주로 사용된다.

회사에서 지위를 가진 중년의 남성이 나이가 어린 신입사원이나 여성을 대상으로 꼰대질을 하는 데에는 자신이 나이나 지위 상으로 우위에 있으며 절대적으로 옳기 때문에, 나머지를 열등하며 구제해야할 대상으로 보았기 때문이었다. 젊은 꼰대들도 그러한 생각은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예를 들어 채식주의자들의 경우, 자신의 신념에 따라 육식을 하지 않는다. 생명존중과 환경보존에 대한 그들의 의지를 식생활로서 표현하는 것이다. 하지만 거기서 더 나아가 그들은 육식을 하는 사람들을 환경과 동물의 복지에 대한 고민 없이 살아가는 열등한 인종으로 치부한다. 미국매체에 따르면 플로리다의 한 채식주의자 부부가 의사의 조언을 무시한 채 5개월 된 아기에게도 채식을 고집하여 영양실조에 빠트린 혐의로 입건된 바 있다.

페미니즘과 LGBT의 경우에도 자신들의 사상을 사람들에게 설명하려는 노력과 현실적인 타협은 무시한 채 자신들의 주장이 무조건 옳다는 것을 전제로 주변 사람들을 설득하려 한다. 맹목적인 사상에 끌어당겨진 사람들이 모인 지금의 페미니즘 집단은 스스로의 고민 없이 맹목적인 경전만을 따라가는 종교와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배우 이진욱이 2016년 성폭행 혐의로 피소되었다가 결국은 무혐의 불기소 처분 받은 사건이 이러한 폐해를 나타내고 있다. 피고인 여성이 허위사실을 꾸며내 이진욱을 고의적으로 성폭행 혐의로 신고한 것이다. 박진성 시인이 무고하게 성범죄자로 지목당했던 사건 역시 이들의 비논리성을 적나라하게 나타내고 있다.

동물보호의 경우. 동물보호단체 케어가 지난 1월 개들을 무더기로 안락사 시켜왔다는 사실이 드러나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전부터 동물복지에 대한 기존의 입장을 개와 고양이에게는 적용하지만 다른 동물들에게는 적용하지 않는 등, 편의에 맞게 취사차용을 하는 모습을 보여와 문제가 되었다. 급기야 개와 고양이들을 무더기 안락사 시킨 후 잘 보호되고 있으며 입양을 보냈다고 거짓말을 친 것이 드러났다. 자신들의 의견에 동조하지 않는 사람들을 매도하더니 정작 자신이 반()동물보호에 가장 앞장서고 있었다. ‘후안무치, 내로남불의 태도였다.

채식주의와 동물보호사상에 담긴 이타적인 사상은 존중받을 만하다. 페미니즘 역시 논란이 확산되고 있지만 인도와 중동에서는 여전히 여성인권이 자리 잡히지 못한 국가가 많다. 그리고 물론 누군가는 자유롭게 채식주의와 페미니즘에 대해 반론을 제기할 수 있다. 그러나 논리에서 벗어난 신()꼰대들은 논리가 없는 주장으로 진실을 호도하고, 그러한 주제들에 관하여 사람들이 염증을 느끼도록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