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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민아 기자
  • 대학
  • 입력 2019.06.24 14:58
  • 수정 2019.06.24 15:04

열심히 일하는 '현대인', 힐링이 필요해

주위를 둘러만 봐도 까마득하게 높은 건물과 도로를 빠르게 달리는 자동차, 몇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찍은 영상을 송출하는 TV까지 합세하여 도시의 밤을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다. 하지만, 갈수록 발전한 문명과 비례하여 현대인들의 삶은 계속해서 질이 떨어지고 있다. 꺼지지 않는 건물 속의 직장인, 신경질적으로 울리는 클랙슨. TV에 나오는 사람들마저도 행복해 보이지 않는 이 도시는 언제 잠드는 걸까?

 

현대인의 스트레스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 사이에서나 밤늦게까지 근무하는 직장인들 사이에서 스트레스 받는다는 소리를 많이 들어봤을 거다. 스트레스란 인간이 심리적 혹은 신체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느끼는 불안과 위협의 감정을 나타내는 단어이며, 정신적 건강과 신체적 건강을 위협하는 만병의 근원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사람의 몸에선 노르아드레날린(noradrenalin)’, ‘코티졸(cortisol)’ 등이 분비되어 자율신경계를 교란하게 된다. 그로 인해 두통 불면증 불안장애 집중력 저하 등의 정신적 장애를 일으키며, 스트레스성 고혈압 과민성 대장 증후군 부정맥 등의 정신신체장애를 일으킨다. 또한, 기존에 있던 병을 악화시키기도 하고 면역기능을 약화 시킨다.

이처럼 스트레스는 건강을 해치고, 더불어 인간관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스트레스로 인해 신경이 날카로워진 사람들은 주변 사람에게 상처를 주며, 분노를 조절할 수 없는 경험을 겪기도 한다.

현대인들은 그런 스트레스에 노출되기 쉬운 환경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사람들끼리 부딪히며 살아가는 사회 속에서 인간관계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으며, 수입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는 사회 속에서 각종 업무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다.

사람들은 일상과 다름없는 스트레스를 해결하기 위해 휴식을 찾았고, 그로 인해 등장한 것이 힐링(healing)’이다.

 

여행을 떠나요

힐링은 건강하도록 치료하거나 회복하는 행위를 뜻하며, 주로 육체에 기분 좋은 자극을 주어 정신을 안정시키거나 마음 깊은 곳에 억압되어 있는 감정을 발산시키는 방법을 이용한다.

사람들은 가만히 앉아서 책을 읽거나, 누워서 아무 일을 하지 않아도 정신이 안정된다면 그것을 힐링이라고 부른다. 또한, 가슴이 뻥 뚫릴 정도로 소리를 지르는 것도, 게임을 하는 것도 힐링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중 사람들이 자주 즐기는 힐링 활동의 대표적인 예시로 여행을 뽑을 수 있다. 특히 요즘은 여행 중에서도 힐링 관광이 따로 분화할 정도로 힐링이 하나의 트렌드처럼 유행하고 있다. 국내에서 자연기반의 힐링 관광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데, 이는 현대인들의 도시에서 벗어나고 싶은 심리적 요소와 업무로 인한 정신적 피로가 크기 때문에 도시를 벗어나 자연을 느끼며 정신적 안정감을 도모하기 위함이다. 자연기반의 관광 활동은 정서적 안정감뿐만 아니라 우울증, 불안, 스트레스 완화 등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연구에서는 힐링 관광에 참여한 사람들의 대부분이 비교적 학력이 높은 전문직이나 사무직의 종사자들이며, 이들은 업무적인 스트레스가 커서 피로감을 많이 느끼기 때문에 자신들의 주의회복과 정신적 안정감을 얻기 위해 힐링관광을 추구한다는 것으로 밝혀졌다.

 

고요를 체험하세요

정신적 안정이라는 조건에만 충족하면 힐링 카테고리 안에 들을 수 있는 만큼 힐링에는 많은 종류가 있다. 미술치료, 음악치료 외에도 많은 힐링 활동이 존재하는데 그 중 마음챙김에 근거한 스트레스 감소 프로그램은 생소한 이름이다.

마음챙김에 근거한 스트레스 감소 프로그램(mindfulness based stress reduction, MBSR)은 불교의 위빠사나 명상에서 종교적인 요소를 제거하여 환자에게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개발한 프로그램이다. 이를 개발한 미국의 매사추세츠 의과대학의 정신과 의사 카밧진(Kabat-Zinn)은 만성적인 통증과 스트레스 관련 질병을 가진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하였으나, 이후 진단이나 장애를 구분하지 않고 모든 사람에게 유용한 프로그램이 되었다.

칼슨의 MBSR의 효과연구에서는 유방암 환자에 대한 8주간의 MBSR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종료 후에 측정한 수축기 혈압이 시행 전에 비해 감소했다고 밝혔다. 또한, 로젠츠베이그의 연구에서는 2형 당뇨 환자에 대한 8주간의 MBSR 프로그램 시행했고, 4주 뒤에 추적 관찰하여 측정한 평균 동맥압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랭거커의 연구에서는 MBSR 시행 후에 불안과 우울이 동시에 호전되는 결과를 보였다.

이원종의 연구에서는 강박과 불안감이 감소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강박과 불안이 불안장애의 범주에 속한다는 이상 MBSR이 암 환자의 불안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음을 시사했으며, 특히 명상 중에 혈청 코티졸(cortisol)이 감소하고 β-아드레날린성 수용체(beta-adrenergic receptor)의 수가 감소한다는 사실 또한 알려졌다. 수용체의 수가 감소함으로 인해 교감 신경계의 아드레날린성 수용체(adrenergic receptor)의 민감성이 둔화되며, 세로토닌(serotonin)의 생성을 높여 수면과 같은 이완 상태가 유도된다.

그뿐만 아니라 최근 연구를 통해 명상은 과다한 교감 신경계의 기능을 일방적으로 낮추는 것만이 아니라 부교감 신경을 활성화하며, 중추 신경계의 기능을 통합시켜 우리 몸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효과를 보였다.

힐링은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고 정신적 안정, 더불어 생물학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보인다. 스트레스의 원인을 제거할 수 없는 불가피한 상황에서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은 최대한 정신적 안정을 도모해야 하는 만큼 그 수단이 여행이 될지, 마음챙김에 근거한 스트레스 감소 프로그램이 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다만, 힐링은 스트레스와 떼어낼 수 없는 이 사회에서 마찬가지로 떼어낼 수 없는 일부분이 되었음을 상기해야 하고, 육체 건강과 함께 지쳐가고 있는 정신 건강 또한 지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