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센터 재직 1년 반, 학생기자로서 내 포부는 입사 초기보다 열정적으로 변화했다. 그저 글쓰기 실력을 높여보고자 지원했던 새내기는 기자증을 목에 걸며 제법 기자 행색을 내는 취재팀장이 되었다. 한 해 동안 변한 것이 있다면 수습기자를 거쳐 정기자, 취재팀장을 맡으면서 ‘기자의 역할’에 대해 정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수습기자 면접 때 ‘언론의 역할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받았었다. 나는 ‘학생과 학교의 소통을 매개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1년이 지나, 같은 질문을 받는다면 ‘사회와 구성원들의 발전을 일깨우는 역할
“승현아, 이거 너 맞지?”얼마 전 오랜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약 보름 전 ‘총학생회 학내 소음과 음주’ 사건이 한창 뜨거운 감자인 그 때, 사건의 방향성을 바로잡고자 쓴 입장문을 보고 연락이 온 것이다. 다른 학교에서 방송국장을 하고 있다는 그 친구는 "역시 고등학교 때와 달라진 게 없네. 보자마자 넌 줄 알겠더라"고 반가운 운을 띄우며 그렇게 우리는 짧게나마 응원의 근황을 나눴다.지난달 17일 일어난 총학 음주사건을 인제미디어센터가 전적으로 취재하게 되면서 그 뒤 다양한 유언비어, 시기, 모함의 말들이 우리 뒤에 따라붙기 시작
학생기자 2년차, 처음으로 팩트를 최우선으로, 무엇보다 정확하게 담아야 하는 중대한 사건을 다루게 되었다. 수습기자 때부터 이런 일을 다루는 모습을 그려왔지만 막상 닥치니 막막했다. 신문방송학과 학도로서, 인제미디어센터 학생 기자로서 언론 윤리와 기자의 의무에 대한 수없이 많은 교육을 받아왔지만,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마음은 다뤄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머리는 ‘어떻게’의 질문이 나를 옥죄어 왔다.어쩌면 겁이 난 걸지도 모른다. 제보자가 미디어센터에 준 신뢰와 학생들의 알 권리, 일이 잘못됐을 경우 나의 신변에 대한 우려
인제대신문은 1980년 11월 전신인 인제소식을 창간한 이후 어느덧 40주년이다. 우리 대학 소통매체로서의 역할을 담당해오면서 수많은 위기가 있었을 것이다. 그 위기를 극복하면서 긴 역사를 이어온 선배 기자들이 대단해 보이기도 한다. 현재 신문사도 위기를 겪고 있다. 종이 신문 학생 독자들이 점점 줄고 있다고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이번 학기 종이신문의 수를 줄였는데도 회수하는 신문들이 묵직할 정도이다. 그래도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신문과 시대의 흐름에 따라 웹진 또한 발행되기 시작하면서 종이신문 대신 웹진을 보는 학생들을 생각하
개강 후, 코로나19로 인해 종이신문을 웹진으로 대체하는 것도 세 번째이다. 내부적 문제로 지난 한 학기 동안 웹진을 발행하다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다시 종이신문을 발행하기로 한 것이 작년 말. 그러나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장기 비대면 강의로 인해 웹진을 재발행하게 됐다. 그리고 그 웹진의 편집 전부를 담당하는 나로서는 지난 학기가 너무나도 고마웠다. 비록 전달성이나 전통성을 인정받지 못했던 지난 학기의 웹진 발행이었지만 이번 학기를 톡톡히 대비한 셈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우려된다. 취재 팀장 한 명이 사직하게 되며 종이신문을
영화 를 여러 번 봤다. 그러나 영화가 현실이 될 줄 몰랐다. 우한시에 막강한 전염성 바이러스가 퍼졌고 이에 중국 정부는 확산을 막기 위해 1월 24일 국가 재난 사태를 선포, 급기야 도시 폐쇄라는 초유의 결정을 내렸다.우한은 예로부터 우한 삼진이라고 하여 중국 중부의 군사·교통의 요충지로 널리 알려져 왔다. 그러나 그곳은 순식간에 영화 속의 분당이 되었다. 인류 역사상 최초로 인구 천만 명 이상의 도시에 대해 가장 엄격한 방역 조처를 했지만, 코로나19는 완전히 제어되지 못하고 전 세계로 확산되었다.코로나19가 대한민국 전
지난 개교 40주년 특별호에서 예고한대로 이번 호부터 인제대신문을 웹진으로 발행한다. 대학 구성원 일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급변하는 미디어환경과 구독자 수의 급감에 대응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대학언론으로서 갱생하기 위한 절박한 고민의 결과이자 그동안 여러 어려움을 겪었던 본지의 자구책이기도 하다.과거 학생운동 시절, 학보는 학내 구성원을 잇는 활발한 소통창구였다. 하지만 지금의 학생들에게는 취업과 진로, 자격증 취득과 같은 자기 계발과 관련된 일이 주요 관심사다. 공동체보다는 개인의 삶이 우선시되는 풍조에서 그간 학내 문제
‘끝’이란 단어는 언제나 새삼스러운 감회를 곱씹게 만든다. 학보사에서의 마지막 신문 역시 마찬가지였다. 편집팀장으로서의 1년, 편집국장으로서의 한 학기는 결코 순탄했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 이다. 어떤 집단에서든 직책을 가진다는 것, 책임을 가지고 임한다는 것은 홀로 해왔던 어떤 일들보다 무겁고, 때로는 두렵기까지 했다. 더군다나 ‘교내 유일의 언론’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학보사이기에 단 한 순간도 가벼운 마음으로 있을 수가 없었다. 이 직책에 대한 고민은 스스로에 대한 자책을 불러오기도, 누군가에 대한 미안함을 불러오기도 했
새해가 밝으며 인제대신문사 역시 창간 39주년의 해를 맞이하게 됐다. 언제부터였는지는 모르겠으나, 신문사는 매 학기, 매 년 정간위기에 시달리고 있다. 그건 이번 해도 마찬가지였다. 기존 기자들의 졸업 등으로 인한 부재와 부족한 신임기자, 그리고 그들을 교육할 제대로 된 인수인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39주년을 맞으면서도 늘 처음 시작하듯 텅 비어있다. 매번 아무 것도 없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기란 많은 용기를 필요로 하는 막막하고도 아득한 일이다. 특히나 ‘교내 유일의 언론’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학보사라는 점에서 더욱 그
요즘 어른 같은 아이, 아이 같은 어른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아동복 쇼핑몰만 봐도 어른처럼 빨갛게 화장한 아이들이 섹시한 자세로 사진을 찍고 있는가 하면, 아예 장난감이 아닌 아동용 화장품과 하이힐이 판매되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어른에게 요구해도 눈살이 찌푸려질 만한 스타일을 아이들에게 입히는가 하면, 도리어 어른에겐 유아틱한 스타일을 강요한다.스무 살이 넘는 여자 아이돌이 무대에선 턱받이를 하고, 뮤직비디오에선 젖병을 물고 우유를 마시며 인형 놀이를 한다. 또한 이들은 사회적 수요에 맞춰 의도적으로 ‘어린아이’를 강조하려고
이 시기에 신입생만 납부하는 돈이 있다. 바로 학부(과) 학생회비다. 학부(과) 대표들은 한해 학과를 운영하기 위해 신입생으로부터 4년 치 학생회비를 거둔다. 그 금액은 학부(과)마다 다른데,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15만원부터 많게는 25만원까지도 거둬들인다. 금액도 금액이지만 이는 ‘이중과세’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는 ‘엠티비’ 납부에서 잘 나타나는데, 학생회비를 제출함에도 불구하고 엠티비도 내는 것이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일부 학생들에게서 나타난다. 하지만 이에 대해 학생회는 버스 대절, 숙소 예약 등의 비용이 학생회비
응답자 28% 발행중단 시기 정보갈등 느껴-1999년 11월 5일자 <인제대신문> 제184호창간 19주년을 맞아 인제대신문의 정체성 확립을 위해 학생과 교직원들의 신문에 대한 의식과 관심도를 알아보고자 설문조사를 실시했었네요. 설문조사를 위해 학생 220명, 교수 30명, 직원 50명에게 총 300여부의 설문지를 배포하였고 284부가 수거되어 분